편의점·SSM 출범↑ 골목상권 장악…5년새 구멍가게 수·종사자 20% 감소

골목상권의 대표격인 슈퍼마켓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편의점과 SSM(대형 유통 그룹이 3,000㎡ 이하의 직영점이나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상권을 장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편의점 수요 증가도 슈퍼마켓을 등떠미는 요인 중 하나다. 이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경우 편의점이 한 골목을 두고 적게는 3개, 많게는 5개 이상 분포돼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앞으로도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편의점 5개 업체는 계속해서 출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슈퍼마켓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의 대형마트 골목상권 출점 현황 보고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전국 14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또 CU 편의점이 9604개, GS25 편의점이 9529개, 세븐일레븐이 8556개, 위드미가 176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 중구 옥계동에서 15년째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우리 지역의 경우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살아 편의점이 없었지만 최근 2개가 들어서는 바람에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바로 맞은편 슈퍼마켓과 경쟁하는 것도 벅찬데 앞으로 편의점이 더 생기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몇 년 전에만 해도 동네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구멍가게도 속속 모습을 감추고 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일명 구멍가게로 불리는 160㎡ 미만의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 소매업 점포는 2010년 7만 9193개, 종사자수는 13만 5581명이었지만 2015년엔 각각 6만 4565개, 11만 2973명으로 줄었다. 5년 새 구멍가게 수와 관련 종사자가 약 20%나 감소했다.

대학생 A 씨는 “몇 년 전만해도 구멍가게는 아니더라도 슈퍼마켓이 주변 곳곳에 있었지만 요즘 보면 폐업하고 다 사라졌다”며 “편의점이 상품도 다양하고 혼자 사는 이들에게 맞는 상품이 많아 아무래도 편의점을 많이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점차 사라지는 슈퍼마켓 업계엔 또 다른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제도의 평일 시행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거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주말 의무휴업일은 골목상권과 영세상인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된 제도”라며 “의무휴업일제 시행을 멈추거나 이 제도를 주말이 아닌 평일에 시행했다면 골목상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이미 침체된 수퍼마켓에게 의무휴업일제 변경은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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