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을 느낄 수 있는 가을이 돌아왔다. 농부가 땀 흘려 일군 곡식을 거두어들이듯 경찰도 한해 농사를 마무리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예산경찰서는 연초부터 “주인이 갑(甲)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생명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생명 살리기 운동이란 예산군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운전자, 보행자들에게 교통안전을 홍보하여 교통사고 50% 감소를 위하여 경찰과 주민이 함께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매주 협력단체와 주민들과 더불어 어깨띠를 메고 교통법규위반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물배부를 하며 캠페인을 벌인 결과 교통사고 건수가 줄어들었다.

생명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어르신 안심귀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어르신 안심귀가 서비스란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분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아 도로를 보행하시는 어르신들을 목적지까지 순찰차로 안전하게 귀가시켜 드리는 서비스 이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택시도 아닌 순찰차가 태워준다고 이상하게 생각도 하였으나,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경찰이 무섭기만 했는데 이렇게 좋은 일도 한다면서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다”며 사탕을 손에 쥐어주며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평소에는 순찰을 돌면서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으나 귀가안심서비스를 실천하면서 어르신의 성명, 주소지 등을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고 경찰관에 대한 경직된 모습에 대한 편견도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귀가안심서비스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었는데, A씨(남, 94세)는 다리가 아파 거동을 하지 못하는 부인(여·88)을 위해 예산시장에 맛있는 음식을 사러 간다고 하며 어린이가 소풍가는 날처럼 신나게 설명해 주시던 할아버지다.

B(여·86) 씨는 집이 가야산 중턱에 있어 버스에서 내려서도 1시간여 동안 불편한 다리를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야 하는데 편하게 집 앞까지 데려다 주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고 말씀하시던 할머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억에 가장 많이 남고 안타까운 C(여·76) 씨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어르신을 모셔다 드리는데 “어르신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물으니 “점심 먹을 돈 5천이면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아들의 1주일 반찬값”이라며 식사를 거르고 2시간 동안 버스를 기다렸다는 할머니 등 귀가안심서비스의 사연도 다양하였다.

어르신들을 단순히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것 이상으로 어르신들의 진솔한 얘기에 귀 기울이며, 그 속에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가면서 우리 경찰들의 가을걷이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산경찰서 삽교지구대 경위 손인성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