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봉 시인·전 대전문인협회장

 

문희봉 시인/전 대전문인협회장

뚱뚱한 사람을 보면 ‘어쩌면 저렇게 펑퍼짐하게 생겼냐?’라기보다 ‘식성이 무척 좋은 사람인가 보다’라고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자유분방하게 생긴 사람을 보면 ‘어쩌면 저렇게도 못생겼냐?’라기보다는 ‘민주주의를 무척 신봉하는 사람이구나’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가 “니네 딸 엄청 못생겼더라”라고 해도 화가 안 난단다.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니까”라고 웃으며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또 “일을 이렇게 하다니, 당신 모자란 사람 아니야?”라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다.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그랬는가 보다”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사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찾고 용기를 얻는 학생들, 절망에 빠져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 하는 사람에게 삶의 의욕을 갖게 해주는 말을 건네는 친구, 자신감을 상실하고 잔뜩 기죽어 있는 부하 직원을 토닥거려주는 상사, 토라져서 마음을 닫아버린 남친의 가슴을 포근히 녹여주는 여친, 그리고 중요한 결심을 얻어내야 하는 비즈니스 상대까지도 배려하는 마음의 소유자….

상대의 닫힌 마음을 열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존경과 감사를 표시하고, 서로가 윈-윈이 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건전한 생각’과 ‘말’이 아닐까.

새들은 날개가 있어서 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간절히 날기를 원하기 때문에 날 수 있는 것이다. 건전한 생각, 긍정적인 사고가 바로 그들의 날개가 아닐까 한다.

따뜻한 말, 정감이 가는 말이 곧 사랑의 영수증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나는 오늘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인들은 정말 멋있는 사람들이다. 문인은 언어라는 원석을 다듬는 장인들이다. 어떻게 같은 말을 그렇게 멋지게 포장하여 내놓는지 말이다. 껄끄럽고 푸석한 언어를 매끈하고 윤기 있게 다듬어 포장하여 내놓음으로써 꽁꽁 얼어 있는 독자들의 가슴을 녹여주니 말이다.

천사와 악마의 차이는 그 모습이 아니라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이라고 하는 얘기가 있다. 그의 옆에만 서면 기가 죽는 게 아니라 기가 살아 더 많은 것, 더 큰 것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한다. 그러니까 천사가 아니겠는가.

로버트 슬러라는 미국 목사 얘기다. 한국으로 부흥집회를 왔을 때다. 부흥회 도중 긴급전화가 걸려 왔다. 그의 딸이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병원으로 후송 중이라는. 그 순간 그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하나님, 제 딸의 한쪽 다리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각을 바꿔보는 지혜다.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려는 지혜다.

삶은 나에게 알려준다. 나에게 없는 것을 욕심내기보다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하고 감사히 여기라고.

그에게는 팔딱거리는 물고기의 비늘 같은 번득임이 있다. 타고난 언변과 기지, 풍성한 해학으로 장안의 인기를 한 몸에 누리곤 한다. 머리가 좋고 예민하며 매사를 건성으로 보지 않는 치밀함이 있다. 그러면서 그 장점을 순간적으로 기분 좋게 표현한다. 그래서 남을 웃기기도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이루려는 꿈과 실천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성실한 노력이 성공의 절반이라는 사실을 전파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추앙받는다.

인생화판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 어떤 그림이 최고의 그림일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나에게 있어 최고의 그림은 주관적일 터이지만 날마다 보는 일출과 일몰이란 생각이다. 그렇다. 나의 생각은 그렇다. 나만의 독특한 그림을 그리면서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긍정적 사고다. 긍정적 사고가 그려낸 그림이다. 긍정의 뿌리가 긍정의 나무줄기를 굵고 단단하게 하고, 긍정의 열매가 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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