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열정·실력 '3개의 무기'로 세계시장을 겨누다

 

열정은 중요하다. 무언가를 함에 있어 나아갈 원동력인 까닭이다. 그러나 열정만 있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열정을 뒷받침할 만한 능력도 필요하다. 오롯이 한 길만을, 그리고 앞으로도 그 길만을 걸어가길 원하는 이가 있다. 송석동(52) ㈜유일글로비스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경험을 쌓다.

송 대표가 이 길에 들어선 건 1889년 회사에 입사하면서다. 보통의 학생이 그렇듯 대학 졸업을 앞둔 그 역시도 ‘대기업 입사’가 목표였다. 그 찰나에 교수님의 추천을 받았다. 지금까지 꿋꿋하게 걷고 있는 유압기기 관련 회사였다.

“1970~80년만 하더라도 유압밸브는 국산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외국 제품을 수입해 썼던 시절이죠. 향후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국산화 수순을 밟아야만 했습니다. 당시엔 시장에 매우 좁았습니다.”

창원에 있던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송 대표는 그 시절을 지금의 밑거름을 쌓을 수 있었던 기회로 기억한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는 일본과 기술제휴를 맺고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넘어온 선진기술을 접할 수 있었죠. 여기에 현장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도 매우 좋은 일이었습니다.”

신입사원들에게 현장 근무를 경험하게 하던 당시 회사의 시스템은 송 대표에게 전체 공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되는 좋은 자양분이 됐다. 회사 책상에 앉아 설계 등의 업무만 해왔다면 알 수 없는 현장 기초와 특성까지 알게 됐던 탓이다.

“현장에서 3년을 근무했습니다. 제품의 특성은 물론 공구 기계까지 다룰 수 있게 됐죠. 후에 책상에 앉아 설계를 할 때 이런 경험들이 매우 도움이 됐습니다.”

16년이라는 회사 생활동안 송 대표는 많은 직책을 경험했고 그 경험치는 오롯이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개발팀장으로도, 품질관리팀에서도 일하면서 제품을 속속들이 알게 됐습니다.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 A/S까지 말이죠. 많은 경험은 넓은 시야를 갖도록 해줬습니다. 한 면만을 보는 것이 아닌 여러 각도로 제품을 바라볼 수 있는 그것 말이죠.”

유압밸브는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40~50개 작은 부품이 모여 구성된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 유압밸브 안의 많은 부품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다. 하나라도 불협화음이 난다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없는 것처럼 많은 부품들이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고 송 대표는 부품들의 예민함을, 불편함을 캐치해 낼 눈을 16년의 시간을 통해 갖게 됐다.

#. 도전에 나서다.

송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계기는 개발 의뢰를 맡으면서다.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침 개발의뢰를 받았죠. 전차에 들어가는 유압밸브 개발의뢰였습니다. 도전을 시작했죠.”

창업 초기 흔히 데스밸리로 불리는 그 시절 송 대표 역시 힘들었다. 특히나 이 길은 더 그렇다.

“2005년 회사를 나오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유압밸브는 가공, 금형 등으로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갑니다. 개발하는 데 들어간 시간도 적지 않습니다. 나갈 돈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없는 형국이죠. 후에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보통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제품화를 하는 것보다 제품을 판매하는 일이 훨씬 고되다. 물론 제품화하는 게 쉽다는 말은 아니다. 송 대표는 성능에서도, 품질에서도 세계 1등으로 평가받는 독일제품에 비해 손색없는 제품을 만들었다.

“제품을 개발하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제품이 개발되고 테스트에 또 1년이라는 시간이 들었죠. 그 후에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지나 첫발을 뗀 송 대표는 보다 많은 의뢰를 맡게 됐다. 성능과 품질에서 누구에도 뒤처지지 않는,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그의 상품은 말 그대로 ‘물건’이었다.

#. 세계 시장을 꿈꾸다.

창업 후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송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 해외시장 진출을 꿈꾼다. 특별한 건 장비에 맞춘 개별부품이 아닌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은 한계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사용되는 양이 한정돼 있는 탓입니다. 성장할 수 있는 길에 걸림돌이 되죠. 결국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해외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술력을 보여줄 수는 있으나 제품을 팔기는 어렵죠. 또 한 번 도전하려 합니다. 전 세계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말이죠.”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나무에 올라야 열매를 딸 수 있듯이 노력해야만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당연한 이 말을 지키는 그는 또 다른 미래도 설계한다.

“그동안은 지상 장비에 들어가는 제품을 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향후에는 항공장비나 항해장비 쪽으로 눈을 돌려보려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당연한 선택입니다.”

30년에 가까운 시간을 열정과 노력으로 걸어온 송 대표는 직원 관리에 있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신뢰와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보여주는 것 특히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줘야만 그들과 함께 오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험과 열정, 실력이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룬 송 대표. ‘먼 미래 언젠가 헬기 한 대를 조립해 납품할 지도 모르는 일 아니냐’라는 농담(?)이 결코 농담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 향후가 더 기대된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유일글로비스는

유압시스템 및 유압기기의 설계기술과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압시스템 및 소요 제어밸브 조립체의 분석 및 제작기술은 지상 장비를 비롯한 항공기, 발사체의 유압제어밸브 조립체를 제어하는 최적의 운용상태를 확보하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비례제어밸브, 솔레노이드 밸브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방위산업 분야의 K1계열전차, K9자주포, 잠수함 및 F15, F16전투기에 사용되고 있다. 완폐식 체크밸브의 유압제어시스템, 밸브구동용 유압제어시스템, 유압구동식 밸브의 유압제어시스템 등 4건의 특허와 공작 머신용 진공척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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