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전기 시내버스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한다. 시는 지난달 20일 대덕구 신대영공영차고지에서 현대차 전기버스 시승식을 가졌다. 시가 트램과 더불어 친환경 교통수단의 마중물로 손꼽히는 전기 시내버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시가 시승식을 가진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는 256㎾h 고용량 배터리를 적용하며 정속주행 시 1회 충전(72분)으로 최대 309㎞를 주행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1세대 전기버스 개발을 시작으로 약 8년간의 노력 끝에 내년 초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전시가 전기 시내버스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보급 방침에 부응하고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미세먼지 등 시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내연기관 버스에 비해 소음이 없고 연료비나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 운영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전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미 전기버스의 보급 및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올해 말까지 20대를 공급해 정식 운행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도는 오는 2027년까지 도내 4000여 대의 시내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이외에도 대구시, 제주도 등에서도 전기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상황임을 감안하면 대전시의 전기 시내버스 도입 추진은 늦은 감이 있다. 현재도 시는 시범운행을 적극 검토 단계이며 구체적인 구상과 밑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타도시의 운영사례나 충전방식, 노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전에 적합한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전시가 이렇게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서울시가 지난 2010년 약 38억 원을 투자해 전기버스 9대를 도입해 시범운영해봤지만 차량의 고장과 수리불가 등으로 지난해 이를 모두 철수시키는 등 실패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기버스 운영실패의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해 보다 완벽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전기 시내버스는 이제 시대적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가 실패한 원인으로 꼽히는 차량의 고장과 수리불가 등은 이제 기술력의 향상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도 올 하반기에 전기버스 시범운행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른 지자체들이 벌써부터 팔을 걷고 전기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대전시는 이제 겨우 검토단계에 있다는 것은 과학도시의 이미지와도 걸맞지 않아 보인다. 대전시는 전기 시내버스 도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서둘러 환경을 살리는 한편 과학도시로서의 면모를 살려나기 바란다.

<정세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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