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말한 미래 배우자의 희망연봉 男 4130만원·女 5286만원

#1. 대전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정 모(23) 씨는 군 입대 후 이른바 학벌세탁을 하기 위해 대학 및 대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편입을 할 수 없다면 최소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계획이다. 취업뿐만 아니라 결혼을 위해서 지방대 타이틀을 벗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 직장인 한 모(29) 씨는 소개팅 조건으로 ‘444’를 말한다. 4년제 대학 이상에 월수입 400만 원 이상, 수입차 4개 브랜드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어야 만날 용이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 역시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등 스펙을 가리는 정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스펙에 웃고, 스펙에 운다. 청년층이 이 같은 현상을 질책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생들은 자신의 처지와 무관하게 미래 배우자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실적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5000만 원 이상을 받는 공무원’이란 명제는 대학생들이 바라는 미래 배우자 상으로 지목됐다.

16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남녀 대학생 1765명을 대상으로 ‘미래 배우자’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으로 남녀 모두 공무원(46.2%)을 택했다. 전체 2위에 오른 의사와 한의사보다 30%가량 높은 응답률을 보이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해당 직업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안정성이었다. 경제적, 고용형태 등이 안정적인란 것이다.

공무원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하는 배우자의 연봉 수준은 전체 평균 5040만 원이었다. 남자의 경우 4130만 원이었으며 여자의 경우 5286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남녀 간 1000만 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 미래 배우자가 회사에 재직할 경우 선호하는 기업 형태는 공기업, 공공기관(35.2%)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최종학력으로 4년제 대학교는 졸업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중 15.8%는 ‘결혼을 할 의향이 없다’고 답해 답답한 현실을 반영했다. 이들은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53.8%)’, ‘가사, 육아 등으로 인해 겪는 갈등과 부담이 싫어서(46.6%)’, ‘싱글로 사는 생활이 즐겁고 편해서(43%)’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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