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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사람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을 모두 드러내지 않은 채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능력을 키워야만 살아남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혹자는 실패라는 쓴맛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여기 수많은 인생의 쓴맛을 몸에 새긴 채 성공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이가 있다. 손주은(55) 새벽애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점에서 시작해 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제로(zero)에서 시작

손 대표는 2007년 지금의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대기업 납품도 하고 공장과 물류법인을 운영할 정도로 덩치가 커져 있지만 시작 당시에는 말 그대로의 노점이었다. 아파트에서 열리는 장은 물론 금산장, 부여장 등의 5일장을 찾아다니던 시절이었다.

“두부 장사를 하기 전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광고 분야에서도 일을 해봤고 식품, 의류, 인터넷 등의 분야의 사업을 했었죠. 쉽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파산상태였죠. 노점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가 ‘두부’를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은 자의가 아니다.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는 광고와 겹쳐 일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점은 녹록지 않았다.

“눈물 나는 일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단속을 피해 도망도 다녀야 했고 그 순간을 혹여 놓치면 구청 직원들에게 좌판을 뺏기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이 지금을 버틸 수 있는 밑거름이죠.”

실패가 반복되면 사람은 주눅이 들거나 자신감을 잃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보통과 달랐다. 멀리 내다보고 늘 준비해야만 성공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그의 근성이 지금의 새벽애를 만들었다.

“장에서 장사하는 작은 노점이지만 신념이 있었습니다. 깔끔하게 팔자는 것이었죠. 장사수완은 결코 뒤처지는 편이 아니라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주변에서 관심을 얻게 됐죠.”

주변의 관심은 사업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하나의 장에서 노점을 하던 손 대표는 여러 장을 다니게 됐고 도매상들과도 거래를 텄다. 그의 수완이 빛이 나는 순간이다.

# 늘 전쟁이다

노점에 시작해 회사의 덩치를 꾸준히 불려온 손 대표지만 지금도 경쟁력 있는 업체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정체는 뒤쳐짐을 의미합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곁들여야죠. 살아간다는 건 전쟁입니다.”

지역에만 그와 경쟁하는 업체가 7곳에 달한다. 더욱이 손 대표의 새벽애는 그들 중 가장 늦게 대뷔한 업체다. 시설면에선 이점을 갖을 수 있지만 영향력에 있어서는 기존 업체들에 비해 현저히 차이가 난다. 기업과 그 기업에 힘을 보태주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손 대표는 그들을 뛰어 넘어야만 했다.

“이 분야에서 가장 후발주자였습니다. 지명도가 가장 낮다는 의미죠. 기존 업체들의 견고한 영업망을 뚫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표적으로 해썹(HACCP) 인증을 들 수 있죠.”

해썹인증 외에도 손 대표는 이노비즈, 벤처인증, 특허, 산학과제연구 등에서 꾸준히 힘을 쏟았다. 누군가는 두부장사를 하면서 그런 게 필요하냐고 반문하겠지만 손 대표의 생각은 ‘반드시 그렇다’다.

“두부 제조라는 분야는 보수적인 업종이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옛날부터 온 방식을 고수하지만 보다 새롭고 좋은 방식을 찾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좋은, 보다 나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노력이니까요. 이러한 노력은 짧은 기간 내 많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늘 앞을 내다보는 손 대표이지만 그에게도 어쩔 수 없는 고민이 있다. 바로 인력이다. 인력난이야 중소기업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꼬리표지만 손 대표에겐 특히 더하다.

“인력을 수급하는 데 힘이 듭니다. 공장이 반자동화임에도 일의 특성상 새벽부터 일해야 하고 빨간 날이라고 쉴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사람을 구하는 데 힘이 듭니다.”

주5일이 보통이 된 요즘이지만 주6일을 일해야 하고 쉬는 날도 일주일에 하루, 토요일로 정해져 있다 보니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일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근로자의 연령대가 높아진다. 여기에 최근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걱정이 더해졌다.

“제조업을 하기 위한 주변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는 데 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선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하니까요. 설비를 자동화하는 것도 중소업체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매우 어려운 상황이죠.”

대응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손 대표는 오늘도 고민한다. 보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

# 수확의 열매를 모두에게

손 대표는 지금까지 함께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우선으로 하는 그였기에 복지적인 측면에서 아쉬웠을 것임에도 꾸준히 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다.

“해마다 30% 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늘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당장의 수익성이나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기보다는 미래의 경쟁력을 갖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안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직원들에게 후에 보상을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중소기업에서 직원에게 ‘연봉 1억 원’을 주겠다는, 그것이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손 대표는 그러기 위해 오늘도 회사 성장에 힘을 쏟는다.

“영업적으로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제품 경쟁력이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외에도 다른 블루오션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한 노력 끝엔 언제나 우리가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손 대표의 비상을 기대해 본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새벽애는

지역 두부업체 최초로 해썹(HACCP)인증을 획득했다. 또 벤처·이노비즈 인증도 받았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산물로 맛있는 식품, 안전한 식품, 정작한 식품을 공급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벽애는 ㈜사조오양, 내추럴삼양㈜ 등의 대기업과 충남대병원, 농협대전유통 등 30여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국 100여 학교에 급식을 납품하고 있다. 주 생산품은 두부, 묵, 콩국수용 콩국, 콩나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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