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16일 지역 전통음식 조리법과 전통음식을 중심으로 한 식단을 개발해 급식을 조리하는 도내 초·중·고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학교급식에 보급되는 전통음식은 모두 107개로 지역의 향토음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제는 게국지나 박속낙지탕 등 우리 지역만의 독특한 음식들이 학생들의 급식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밥과 면류는 모두 21개로 낙지채소비빔밥과 호두산채비빔밥, 된장라면 등이 포함됐다. 또한 찌개·국류로는 게국지나 박속낙지탕, 갑오징어고추장찌개 등 16개이며, 무침과 전·소스류는 방풍나물무침, 우렁이살오이무침 인삼쌈장 등 31개 전통음식 조리법이 개발됐다. 이밖에도 찜·조림류 9개와 구이·볶음·튀김류 30개도 개발됐다.

이번에 보급된 각 조리법은 재료분량, 양념 소스, 재료준비, 조리과정 등이 알기 쉽게 정리됐고 표준조리법과 함께 마련한 식단은 전통음식과 조화를 이룬 음식들로 조합했다고 한다. 식단 전체 음식은 지역 우수 농수축산물과 전통장류를 활용하고 가공식품은 최대한 배제해 식단을 꾸렸다.

예를 들면 서산·태안지역의 전통음식인 게국지는 마늘밥과 낙지한우불고기, 우엉잡채, 감태구이, 백김치, 딸기 등을 하나로 엮었다. 또 천안특산품인 호두와 고사리, 곤드레 등 각종 산채를 이용한 호두산채비빔밤은 부추달걀국, 백김치, 우리밀 호두과자, 멜론 등과 어우러졌고, 박속낙지탕은 보리밥과 한우버섯불고기와 조화를 맞췄다.

도는 이번 표준조리법과 식단 보급으로 우수 식재료의 학교급식 공급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농수축산물 생산·가공·소비 순환체계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학생들의 입맛을 바꾸고 환경과 건강·배려의 식생활 교육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요즘 우리 학생들은 전통음식인 김치나 된장 등은 먹지 않고 햄버거나 피자,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들을 즐기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식습관은 우리 청소년들의 비만율을 높이는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이번 사업이 지역 농수축산물의 순환체계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청소년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에 보급된 전통음식 식단과 조리법을 학교 급식관계자들이 제대로 숙지하고 현장에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추진하는 일이라도 현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고 활용되지 못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충남도교육청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급식현장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만반의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세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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