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응 대전시의원

 

며칠 전 한글날을 맞아 도시 곳곳에서 한글의 우수성과 국경일로 지정됨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다. 훈민정음이라 하는 한글은 창의적·합리적·과학적으로 전 세계에 유래가 없을 만큼 우수한 언어로 인정받고 있으며, 우리 민족에겐 큰 선물일 뿐 아니라 한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과학기술 발달, 영토 확장, 인재 발굴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겨 조선사를 넘어 한국사에서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다.

세종이 이러한 업적의 근원에는 백성을 자식과 같이 생각하는 ‘애민정신’이 있고, 훈민정음을 창제함에서도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백성이 많으니, 내 이를 가여히 여겨 새롭게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라고 창제 이유를 설명하며 애민정신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세종은 애민정신에 근거해 헌신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나라를 운영, 많은 백성을 이롭게 하고 태평성대를 이뤘는데, 세종의 헌신과 애민정신의 근간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바로 그것은 고금을 통해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의 헌신과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뤄낼 수 있는 힘이 된다. 세종의 사상과 헌신도 어버이(어머니)의 마음에서 비롯됐기에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고, 대왕이란 칭호를 얻은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 우리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빠른 속도의 과학기술 발달과 문화의 변화로 사회가 혼란스럽다. 1970~90년대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미래 세대의 올바른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금은 생계 유지, 교육비 마련, 자아실현 등을 이유로 많은 어머니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독려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적어지고 급격한 사회 변화로 가정과 일 사이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는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이 줄어들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은 더욱 애절해 가는데 사회적 지원, 정책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지금과 같은 과학혁명, 1인 가구와 초고령화 사회에 있어 이제는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자녀 교육, 안전, 취업, 정서적 안정 등 어머니의 걱정과 근심을 덜어줄 정책을 이제 우리는 세종의 마음, 즉 ‘어머니의 마음’으로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어머니를 안심시킬 수 있는 정책 개발로 자녀의 행복이 보장될 때 여성의 사회 진출과 더 나아가 국가의 발전에 가속력이 붙을 것이며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정이 안정돼야 사회도 안정되고 국가도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 정치인들은 세종의 애민정신, 즉 어머니의 마음을 갖고 가정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태평성대, 복지국가의 꿈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 어머니의 마음으로 사회와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 보살펴 대전이 전국 최고의 정과 사랑이 넘치는 도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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