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자회견 갖고 교섭 촉구
사측 "허위사실 주장 법적대응"

▲ 16일 을지대병원 로비에서 열린 임금격차 해소와 파업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 노조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속보>=일주일째를 맞은 을지대병원 노조의 쟁의행위(파업)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임금협상 과정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 타협의 실마리를 찾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본보 10월 11일자 5면 보도 - 결국 파업…소용돌이에 휘말린 을지대병원>

9월 의료기관 사업장 96곳의 집단쟁의조정 신청 이후 유일하게 남은 을지대병원의 파업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지만 합의를 위한 접점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16일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는 병원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사측의 즉각적이고도 신속한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신문수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장은 “우리의 파업은 오늘 현실에 벌어지고 있는 임금격차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는 지극히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요구다. 사측의 이유 없는 교섭 거부는 파업 장기화는 물론 병원 운영의 파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교섭에 응하지 않는 사측을 비판했다. 또 최근 사측이 임금수준이 타 사립대병원에 비해 6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노조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사측이 불확실하거나 기준이 다른 자료를 제시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으며 자료 또한 의문투성이다”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사측은 그동안 성실히 교섭에 임해왔다고 선을 그으면서 법적 조치 등 강경하게 대응할 태세다. 사측은 을지대병원의 임금수준이 타 사립대병원 60% 수준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사측이 제시하는 근거는 지난해 1000명 이상 전국 31개 종합병원의 결산 공시 자료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종합병원 전문의 급여를 제외한 직원 평균 급여는 4646만 원이고 을지대병원은 3718만 원(80.03%) 수준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입장에선 을지대병원의 임금 수준이 타 사립대병원의 60%라는 노조 주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의 정당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한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거짓, 축소 등 악의적으로 병원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의 해명에 노조는 재반박하고 나섰다. 사측이 31개 전국 병원의 자료를 제시한 것에 대해 노조는 “직원 수 1000명이 넘는 수많은 종합병원 중 31개 종합병원만 전수조사한 근거가 뭔지 의문이다. 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31개 병원 중 을지대병원으로부터 연락이나 자료요청을 받은 곳이 없다. 이 자료가 신뢰를 얻으려면 자료의 입수 경위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측이 굴복을 강요하고 노조 탄압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병원 정상화와 노사간 극적 타결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변화와 결단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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