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서만 부작용 19건 발생

우리나라에 한 해 공급되는 사전피임약이 3억 정을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10대 청소년들이 피임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피임약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별다른 제약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복용 후 부작용 사례가 발견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피임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억 3424만 정이었던 피임약 공급량은 2015년 2억 5248만 정, 2016년 3억 976만 정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후피임약 공급량은 172만 정에서 145만 정으로 감소했다.

피임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부작용 건수도 크게 늘고 있으며 이는 10대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출자료에 따르면 2013년 659건이었던 피임약 부작용 보고건수는 2016년 958건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30대의 피임약 부작용 보고건수가 47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가 288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피임약 부작용 보고건수도 19건에 달했으며, 심지어 10대 미만에서도 8건의 피임약 부작용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임약의 부작용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심할 경우 월경장애, 무월경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약처는 청소년기에 피임 목적 외에 여드름, 털과다증, 월경전증후군, 월경통, 월경과다, 불규칙한 생리 등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할 경우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15~59세 남녀 6500명을 대상으로 피임제 사용실태, 부작용 발생 등에 대해 실시한 실태조사·연구 결과, 응급피임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청소년(여성)이 36% 수준이어서 피임약 안전사용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청소년들이 월경장애, 무월경 등 피임약의 각종 부작용에 대해 무지한 채 피임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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