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 해파리가’가 국내 최초로 출연한 시기는 지난 1994년 8월이다. 학계와 환경단체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대청댐 하류에서 처음 발견된 이 민물해파리의 발견은 수중생태계의 또 다른 학설(學說)을 기록했다. 당시 학계는 수질과 온도변화에 따른 출현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출연한 것은 지난 2014년 6월. 이 역시 충청권에서 발생했다. 금강권 공주보 등에서 창궐한 ’큰빛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과 맞물려 정치권의 이슈로도 등장했다.

이 동물에 대한 정확한 학설과 관련해 아직도 ‘갑론을박(甲論乙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공통점은 댐과 강, 하천 등 수중생태계에 있어서 수질에 의해 변화무쌍한 생존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수중생태계는 수질에 따라 민물고기의 종(種)과 개체 수 등이 결정되고, 민물고기는 생태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어류학자는 “물속의 생물 종류와 개체수를 분석하면 그 생물집단이 속해 있는 수중환경의 생태적 건강성을 판정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같은 경황으로 볼 때 세종의 젖줄 조천은 대체적으로 건강한 생태계다. 이는 세종시가 매년 모니터링하고 있는 지표에서도 3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심상치 않은 변화가 구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조천은 발원지인 전의면 달전리부터 30.17㎞이르는 1급 지방하천이다.

기존 하천변을 따라 인근에는 축산농장이 상당수 들어서 있다. 특히 돈사의 경우 악취와 무단방류로 인한 폐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또 세종시 건설로 인한 대형 국책사업이 수년 동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조천을 경계로 충북도 청주시 공단과 오창 첨단 1, 2, 3산업단지 개발 등이 한창이다.

이들 축산분뇨와 공사장 흙탕물은 아무런 여과 없이 조천으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을 가속화하는 주범들이다. 흙탕물 등 오염수는 부유물질(浮遊物質)로 인한 탁도로 수중 햇빛을 차단하는 등 피해를 입힌다. 축산폐수는 부영양화(富營養化)를 촉진하고 수질을 부패시키는 는 등 수중생태계를 파괴시킨다.

수질오염을 극대화 시키는 이 같은 행위는 행정 사각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다

앞서 지적했듯이 조천의 발원지인 전의면 달전리 세종 레이케슬 골프장CC, 한국수자원공사의 대청댐 계통 3단계 상수도사업장 등 부지기수다.

지난 12일 목격된 전동면의 한 야산에서 몰래 만든 축산분뇨처리장은 시커멓게 부패된 침출수가 그대로 조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인근 대청댐 3단계 상수도 현장에서는 벌건 흙탕물이 하천을 덮고 있었던 것. 이 같은 수질오염은 일 년 내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시공사는 각각 롯데건설과 한양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데도 무분별한 시공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같이 단속의 손길조차 미치지 못하는 오염배출행위로 인한 행태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행하게도 이 같은 현장 하류는 오염된 물고기 등 수중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고 있다. 물고기의 붉은 반점과 점액질의 어체(漁體)가 증명되고 있다.

세종시는 10여 년 공들여 회복된 수질개선이 오염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할 때다. 모니터링 되고 있는 수치에 만족할 수 없다. 바로 물고기들의 생체변화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죽음의 하천으로 몰아가는 몰지각한 현장들, 솜방망이 처벌은 면역력만을 키우고 있으나마나한 행정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행정력이 절실하다.

조천에서 버들치와 모래조개, 모래모지 등 2급수에서 서식하는 수중생명체가 노닐 때까지.

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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