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림동 야산서 묘소는 파헤쳐지고 유골은 사라져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야산에 마련된 최 씨 할아버지의 묘소가 파헤쳐져 있다(최 씨 제공)

최근 대전에서 조상 묘소가 파헤쳐지고 유골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가 관할 경찰에 신고하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은 유골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최 모(52) 씨는 지난달 17일 가족들과 함께 대전 서구 정림동 산 2-1번지 야산 부근에 마련된 할아버지 묘소를 찾았다가 황당한 현장을 목격했다.

할아버지 묘가 파헤쳐져 있던 것이다. 봉분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최 씨는 “추석을 2주가량 앞두고 가족들과 할아버지 묘소에 벌초를 하러 갔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할아버지의 묘소가 파헤쳐 있었고 하얀색 석회가 나와 있었다. 묘를 쓰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누군가 유골을 가지고 갔고 시간도 꽤 지난 것 같다고 말을 했다”며 “팔순이 넘은 부모님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최 씨는 누군가가 묘소를 헷갈려 잘못 파묘(破墓)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 씨 할아버지의 묘소를 비롯해 사건이 발생한 주변에는 묘비 없는 묘소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 씨는 “묘가 사라진 묘소 주변을 가족이 아닌 누군가 벌초를 한 흔적이 있는 등 누군가 위치를 착각해 파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올해 윤달이 껴서 묘를 이장한 것 같다”면서 “얼른 유골을 가져간 사람을 찾아 할아버지 유골을 다시 모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 씨를 비롯한 후손들은 묘소 주변에 ‘참으로 황당한 일이 발생했네요. 저희 할아버지 묘를 누군가 이장해 갔습니다.

여러 명이서 삽이나 묘 이장하신 분들을 보신 분께서는 연락 부탁드립니다’는 골자의 플랜카드를 내걸고 목격자를 찾고 있다. 이들은 또 ‘할아버지 묘가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분묘발굴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고의성이 있을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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