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전남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 1건과 곡성 성륜사 안심당·육화당, 강원 원주 모리스 선교사 사택, 육민관고등학교 창육관, 제1야전사령부 구 청사, 충남 태안 동문리 근대가옥,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제대 및 세례대를 포함한 근대문화유산 7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은 일제에 항거해 나라에 헌신한 공로로 머슴과 주인이 함께 독유공자 서훈을 받은 유일한 곳으로 한말 호남의병의 대표적 머슴 의병장이었던 안규홍(安圭洪)과 그의 군량관이었던 박제현(朴濟鉉)이 살았던 보성 법화마을에 있는 주거지다.

곡성 성륜사 안심당·육화당은 1920년 구례 지역 상류가옥인 국포고택을 1987년 곡성으로 옮겨 지은 건축물로 전통한옥 건축형식을 기본으로 근대기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근대 건축기법을 부분 적용해 한옥의 시대적 변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원주 모리스 선교사 사택은 원주에 기독교가 전해지던 초기에 활동한 선교사 모리스(Charles David Morrs)를 위해 1918년 세워졌으며 서양식 주택의 특징이 잘 나타난 게 특징이다. 원주 기독교 선교의 발상지이자 서구식 의료, 교육, 생활, 건축 등 근대문명의 유입 통로였던 일산동 언덕 일대의 서구식 건축물들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근대문화유산으로서 원형도 잘 유지돼왔다.

원주 육민관고등학교 창육관도 이번에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1954년에 건축한 육민관고등학교는 국제연합 한국재건단(UNKRA)과 제1야전군사령부의 도움으로 건축한 역사적 의미가 있으며 건축 당시의 설계도면과 내역서까지 고스란히 잘 보전되어 있어 건축사적인 가치도 있다고 판단된다.

원주 제1야전군사령부 구 청사는 한국군의 주요조직이던 제1야전사령부가 사용하기 위해 1954년 세운 역사적인 건물이다. 중앙부 현관(porch)을 중심으로 항공기 날개와 유사한 독특한 대칭적 외관이 특징이고 콘크리트 가장자리 보와 흉벽 다리(파라페트, parapet)를 크게 키워 시각적으로도 권위와 위엄이 잘 드러났다는 점에서 문화재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태안 동문리 근대한옥은 충남 태안읍의 전통적 중심지이자 과거 태안읍성의 중심부에 1930년 건축된 근대한옥이다. 전통주택 양식을 기반으로 근대적 생활양식과 주거기능을 갖췄고 평면구조와 공간구조, 건축재료 등에서 근대한옥의 건축기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제대 및 세례대는 사적 제424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안에 있는 핵심적인 의례물로 1900년 건축 당시 강화도 지역 화강암을 재료로 제작됐으며 세례대에는 ‘修己洗心去惡作善(수기세심거악작선)’, ‘重生之泉(중생지천)’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 개신교의 한국 토착화 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한국의 성공회 교단에서 최초로 제작된 역사적 가치와 더불어 내부 구조물과 조화를 이루는 단순하고 소박한 형상은 경건한 종교적 분위기를 띠고 있다. 또 유물의 위치와 모습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고 현재까지도 의례물로서 원래의 기능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보성 안규홍과 박제현의 가옥 등 7건은 앞으로 30일간의 등록 예고를 거쳐 의견 수렴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이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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