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업체 세워 온라인 입찰 참여 올해 8월 151건…3년 전의 3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운영하는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의 지난해 학교급식 거래실적이 2조 6446억 원에 이르는 가운데 온라인 부정 입찰을 노린 ‘유령업체’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조 2897억 원이었던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의 학교급식 거래실적은 3년 만에 105% 증가, 지난해 2조 6446억 원을 기록했다.

조달시스템을 이용하는 학교와 납품업체 역시 매년 늘고 있다. 참여 학교와 업체는 올해 8월 기준으로 2013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뛰어 각각 1만 282곳, 8467곳에 달한다. 이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88%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aT의 학교급식전달조달시스템은 학교급식 구매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0년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작돼 현재는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온라인 입찰과 계약으로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목적이다.

학교급식용 식재료 시장의 규모가 2015년 기준 약 3조 원에 달하지만 식재료 공급업체의 부정행위는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학교 영양사에게 상품권을 제공한 대형 식품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내고 과징금 3억 원 등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온라인에서도 불공정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aT의 전자조달시스템에 공급업체로 등록된 ‘유령업체’ 역시 매년 많아지고 있다. 납품업체를 위장으로 설립한 뒤 시스템을 통해 입찰에 참여하고 낙찰 확률을 높이는 수법이다. 그 수는 3년 전 49건에서 올해는 8월 기준 151건에 달했다.

aT의 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하려는 공급업체는 1차 서류심사에 합격하면 2차 현장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aT는 모든 신청업체에 대해 현장 방문을 통해 작업장 청결, 운반 차량 구비여부, 식재료 보관상태 등을 확인한 후 최종 승인을 내린다. 그러나 현장심사에도 불구하고 낙찰을 노리는 유령업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의원은 “급식식재료 시장은 3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거래환경이 온라인으로 변화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입찰을 노리는 유령업체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식과 관련된 부정부패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게 된다. 농수산유통공사는 공급업체 등록과정을 엄격하게 조정, 유령업체를 근절하고 아이들이 최상의 값싼 식재료를 공급받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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