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으로 어수선한 국민의당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혁신기구인 제2창당위원회의 ‘지방선거 이전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 주장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가운데 당내 일각에선 거센 반발도 일며 내홍에 휩싸였다.

국민의당 김세환 대전 서구갑 지역위원장 등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외 지역위원장 1120명은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위해 사퇴 결의를 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당후사의 충정이 국민의당 재창당과 새로운 정치 실현에 부디 밀알이 되길 바란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도 국회에서 이들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저는 지방선거 출마를 포함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가진 것을 모두 던지겠다”라며 일괄 사퇴를 독려했고, 김관영 사무총장과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 등도 “당헌·당규에 따라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할 수도 있지만 이를 뛰어넘어 정치적으로 사퇴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한 원외 지역위원장은 안 대표와 의원·지역위원장 등이 참여한 채팅방에 ‘제2창당을 한다면 당 대표부터 새로 선출하자’라며 안 대표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직 혁신의 시기와 방법 모두 올바르지 못해 당을 큰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토끼몰이식으로 지역위원장 사퇴 유도를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 ‘패권주의 사당화’라는 비판만 남을까 우려된다”라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다당제와 협치는 소통에서 출발한다. 안 대표도 당내 소통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 지금은 ‘3김 시대’가 아니다. 리더십 한계에 봉착한 대선 주자들의 무원칙한 야합이라는 비판에 둘러싸이면 허망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며 “상대당 지도자(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됨)의 무례한 자세가 심한 굴욕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지율을 높이지 못한 초조감으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자기희생과 진심어린 소통을 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