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洪 vs 徐·崔’, 국민의당 ‘安 vs 朴’ 충돌, 바른정당 ‘숨고르기’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야권 재편설이 각 당의 내홍으로 인해 일단 수면 아래로 급속히 가라앉는 양상을 띠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통합파와의 보수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을 논의하는 과정에 친박계(친박근혜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국민의당도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 드라이브를 걸자 당내 호남권·비안계(비안철수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야권 재편의 중심에 있는 바른정당 내에서도 통합이나 연대에 반대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야권 재편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하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친박계 맏형인 서 의원이 지난 22일 자신에게 내려진 탈당 권유 징계에 거세게 반발, 친박계 의원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대대적 반격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와 통합 논의가 주춤거리고 있다.

국민의당도 안철수 대표의 ‘중도통합’ 행보에 박지원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며 당내 갈등에 휩싸였다. 박 전 대표는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민주세력의 집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햇볕정책의 계승 ·발전, 호남 차별 극복 등 세 가지 목적 때문이다. 여기에서 하나라도 이탈하면 제 움직임에는 굉장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했다.

바른정당 역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당내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은 지난 22일 “국민의당이 안보 문제에 그동안 오락가락을 많이 했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정책이 분명히 있다”라며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선을 그었고, 23일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권오을·진수희 최고위원은 한국당과의 통합이든,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든 11월 전당대회 이후 논의해 볼 사안인 점에 방점을 찍으며 논의 자체를 차단하고 나섰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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