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진짜 잘나왔다. 메인으로 가도 되겠는데?”
18번째 ‘대청호오백리길… 그곳에 가면’은 28일 열리는 대청호오백리길걷기축제를 미리 걸어보는 것으로 구성했다. 늘 그렇지만 항상 취재를 하기 전 걱정하는 건 사진이다.

‘대청호오백리길… 그곳에 가면’ 팀은 사진이라곤 배워본 적 없는 데다 제대로된 카메라도 갖고 있지 않은 편집기자와 취재기자만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사진을 걱정했지만 출발한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걸작을 휴대전화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내심 이 사진이 메인으로 사용되길 바랐다.

대청호와 흙길, 사람 등 전체적인 구도가 개인적으로 흠잡을 데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걸리는 게 있었다. 대청호의 수위가 높아져 대청호오백리길걷기대회의 코스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코스가 변경되면 사진을 찍은 곳은 코스에 포함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취재기자의 욕심으로 이 사진을 밀어붙일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삼강오륜의 장유유서에 따라 편집기자인 선배의 뜻에 맡기기로 했다.

이날은 편집부장도 동행했는데 이미 메인용 사진은 별도로 생각해놓은 게 있었는지 “잘 찍었다” 말고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글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이 사진은 메인으로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휴대전화에 고이 보관만 하기엔 너무 아까웠다. 안타깝게 A컷으로 쓰이진 않았지만 나름 A컷 못지 않은 B컷을 따로 모아봤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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