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흉화복의 인생, 중심을 잃지말자

 

우주만물은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래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다. 우주만물은 항상 돌고 변하여 잠시도 한 모양으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함에는 나름대로의 질서와 규칙을 가지고 변하는 것이다. 하루는 낮과 밤이 규칙적으로 변하고 일 년 사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규칙적으로 변한다. 세상사에 있어서도 흥(興)하고 망(亡)함 그리고 성(盛)하고 쇠(衰)함이 한곳으로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한다. 인간사 역시 길(吉)함과 흉(凶)함 그리고 화(禍)와 복(福)이 일정함이 없이 수시로 변한다. 그래서‘인간지사 새옹지마(人間之事 塞翁之馬)’라 했다. ‘변방지역 노인의 말’이라는 뜻의 고사성어의 고사(故事)의 내용인 즉, 옛날 중국 북방의 국경마을에 말을 좋아하는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인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났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하자. 노인은 조금도 애석한 기색이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른지”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달아났던 노인의 말이 새끼말까지 데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축하의 말을 하자 노인은 조금도 반가와 하는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화가 될른지” 어느 날 말 타기를 좋아하는 노인의 아들이 그 새끼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하자 노인은 조금도 슬퍼하는 기색이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른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오랑캐가 쳐들어와 마을 젊은이들이 모두 전쟁터로 나아가 대부분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만은 다리가 부러져 전쟁터로 나가지 않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 고사의 뜻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한다. 노인이 애지중지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달아났으니 흉(凶)한 일이다. 그런데 몇 년 후 도망갔던 말이 새끼말까지 데리고 왔으니 길(吉)한 일이다. 그러나 그 새끼 말을 아들이 타고 놀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으니 화(禍)가 된 것이다. 그런데 1년 후 전쟁이 일어나 마을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나가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들은 다리가 부러져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 화를 모면할 수 있었으니 복(福)이 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 인생은 길흉화복의 일들이 수 없이 들어왔다 나갔다하며 또한 그것은 언제 어떻게 오는지 우리 인간으로 서는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화(禍)는 복(福)속에 기대어 있고 복은 화속에 숨어있다. 그러니 누가 화와 복의 끝을 알 수 있겠는가, 화와 복의 끝은 정해짐이 없도다 하였다(禍兮福所倚 福兮禍所伏 孰知其極 其無定).

▲ 길흉화복의 끝은 정해짐이 없다. 새옹지마의 고사에서 기르던 말이 국경 넘어 도망갔을 때는 마냥 나쁜 일인 줄만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새끼 말이 생기는 좋은 일이 되었다. 새끼 말이 생겼을 때는 마냥 복된 일인 줄 알았는데 아들이 타고 놀다 다리를 다쳤으니 화가 된 것이다. 아들이 다리를 다쳤을 때는 마냥 화된 일인 줄 알았는데 전쟁을 피하여 목숨을 잃지 않게 되었으니 복된 일이 된 것이다. 이처럼 복된 일이 화된 일이 되고 화된 일이 복된 일이 되니 길흉화복은 끝은 정해짐이 없이 수없이 변하는 것이다.

▲ 길흉화복의 인생사에서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예측할 수 없는 길흉화복의 인생사는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길흉화복의 인생사를 겪을 때마다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에 닥쳐올 인생사에 대비해야 한다. 흥성이나 성공과 같은 복된 인생사가 닥쳤을 대는 너무 기쁨에 도취되지 말고 다음에 올 쇠망의 인생사에 대비를 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쇠망과 실패의 인생사를 겪을 때는 너무 좌절하지 말고 흥성과 성공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 그렇다. 새옹지마의 인생사, 누구나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닥쳐오는 새옹지마의 인생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어떠한 인생사가 닥쳐와도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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