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과의사를 통해 본 중세3>

창문을 가진 집에 사는 부자들의 환경은 반듯한 가구와 더불어 일단 집이 환하다. 환자가 누운 곳으로 달려가니 거기엔 벌써 소위 대학에서 공부한 의사 3명이 와 있다.

거만한 태도로 오줌을 가지고 분석하더니, 그에게 분석결과를 알려준다. 이들은 4가지 체질 요소를 가지고 책에서 배운 그대로를 가지고 환자의 상태를 설명한다. 이 이론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인간은 4가지, 즉 공기(심장·봄에 해당·청소년), 불(간·여름에 해당·청년), 흙(비장·가을에 해당·중년), (뇌·겨울에 해당·노년)의 요소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중에서 한 요소의 균형이 깨지면 바로 병이 생긴다는 중세의 의학 이론이다. 여기에서는 이론에만 밝은 신의와, 수술에 능한 구의사의 갈등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론으로 무장된 신의사들은 구의사인 알트하우스에게 사혈을 하지 말라고 거만하게 명령한다. 그건 마녀의 짓거리이니 자기들이 명령하는 방법대로 치료하라는 거다. 그 옆의 환자는 아파 죽겠다고 신음하는데, 이들은 서로의 의술을 가지고 다투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서양의(醫)가 들어와 우리의 한의(韓醫)를 무시하던 모습과 살짝 오버랩 된다.

하지만 알트하우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혈을 하고선, 종양으로 곪아터진 겨드랑이 부근을 능숙하게 도려내고는 그곳에다가 식물에서 추출한 연고를 바른다. 이런 연고는 개인들이 가진 처방인데, 때론 사체로 만든 것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사체를 다루는 사형 집행자들은 이런 시신을 팔면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곤 했다. 이런 재료를 가지고 연고로 만들거나 아니면 가루로 만들어 마시게 한다. 만족스럽게 수술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이 신의사들은 알트하우스를 이 집에서 쫓아내 버린다.

당시의 신의사들이 그토록 경멸했던 1000년 전의 의학처방을 현대에 와서 다시 연구한 결과를 크리스탈 박사가 전해주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9세기경부터 내려오는 1000레시피 중의 하나를 실험분석 했는데, 최고의 의약이라고 칭송한다. 특별한 것도 없다. 전통으로 내려오는 양파, 마늘, 와인과 소 담즙을 서로 잘 섞어서 9일간 두었다가, 이것을 현대의 신약 대신 항생제로 사용했더니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효과도 99.9%란다. 이렇다면 지금의 약보다도 더 나은 것이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다음회에 계속>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