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과도한 운동때 흉통…심근경색, 자다가도 발생

배우 김주혁 씨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한때 사망원인으로 떠돌기도 했던 심근경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세간에선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심장동맥의 동맥경화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두 질병이 같은 병은 아니다. 그렇다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어떻게 다를까. 두 질병에 발병원인과 증상, 예방법에 대해 윤인상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심장내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혈액 공급 부족과 차단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모두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로 인한 협착증이 심해져 생기는 질병이다.

협심증은 협착증으로 인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만히 있을 땐 괜찮다가도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걷거나 과식 후 심장 근육이 일을 많이 해야 할 때에 가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에 반해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에 협착증이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관상동맥 내에 혈전이 생겨 기존에 좁아져 있던 협착증 부위를 꽉 막음으로써 혈액 공급이 완전히 차단돼 생기는 질환이다.

협심증에선 심한 운동 시에만 혈액 공급이 부족해 흉통이 생기게 되지만 심근경색증에선 혈액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므로 가만히 쉬어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된다.

심장 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 근육이 손상을 입게 되고 6~12시간이 지나게 되면 혈액 공급이 차단된 부위의 심장 근육은 영구적으로 손상을 입게 된다.

◆조기 검진은 선택아닌 필수

협심증에 의한 가슴 통증은 주로 운동 시에 발생하고 가슴 좌측 또는 중앙부에서 뻐근한 통증을 느끼며 턱이나 왼팔을 따라 사방으로 내뻗치는 방사통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엔 운동량이 많아야 가슴 통증이 발생하지만 점차 적은 운동에도 가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대개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수 분 내에 자연 소실되며 혈관 확장제의 일종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넣거나 뿌려주면 빨리 회복된다.

당뇨병 환자나 고령인 경우 신경이 둔해져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가 중증으로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등 조기 심장 검진이 필요하다.

심근경색에 의한 가슴 통증은 앉아있거나 자다가도 갑자기 발생하며 30분 이상 지속되고 참을 수 없이 극심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응급실로 오게 된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 중엔 진통제 등을 복용하고 참다가 결국 심부전 상태가 돼 호흡 곤란과 부종 증상으로 병원에 오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일 잠시라도 심한 가슴 통증을 느꼈다면 지체 없이 의사를 찾는 게 좋다.

비타민C, 비타민E, 엽산, 항산화제 등의 투약은 심혈관 질환의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나 신선한 채소와 과일, 견과류 위주의 식단은 예방 효과가 입증돼 있다. 또 오메가-3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이상일 경우 심혈관 질환의 예방 목적으로 의사와 상의해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갱년기 증상의 완화나 골다공증의 치료 목적으로 여성호르몬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뇌혈관 질환이나 정맥 혈전증, 유방암 등을 증가시킬 수 있어 2004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심장학회에선 복용을 금지하고 있다.

심장 질환이나 돌연사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30대와 20대 젊은층까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오전과 오후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가을철엔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 사이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때 말초 동맥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해 혈관 수축이 반복된다.

혈액 흐름이 방해를 받아 동맥 경화로 좁아진 혈관이 혈전으로 막히게 되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짐에 따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표준체중 관리 등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가벼운 통증이라도 무심코 넘기지 말고 심장과 관련된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도움말=윤인상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심장내과장

정리=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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