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올해는 동네사람들과 어울려 관광버스 타고 단풍놀이 가고 싶어요.”

지난 3일 충남도 허승욱 정무부지사와의 만남에서 김길수(여·5반 반장) 씨의 한(恨) 서린 하소연을 품어 냈다.

지난 2013년 8월에 ‘특정 폐기물 처리업체 입주반대’로 시작된 강정리 문제가 4년여 동안 많은 시위와 투쟁집회로 몸살을 앓은 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푸념으로 듣기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팔순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연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마을회관에 모여 폐기물 업체 입주반대를 시작으로 석면 비산먼지 피해를 막자고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 폐쇄를 요구하면서 수많은 집회로 몸과 마음이 타들어 가고, 팔순 고령 어르신들은 한여름 찌는 더위에 삼베적삼을 입고 군청·도청을 오가면서 수 없이 시위했다.

그렇게 고생하신 어르신들은 강정리 문제가 하루빨리 타결되기만을 기도하면서 반대추진위원회와 시민연대의 지시에 따를 뿐 숨소리조차 편히 내쉬지 못하고 따라왔다.

주민들은 반대추진위원장이 바뀌면서 더욱 강성인 반대추진위원회 몇 명과 시민연대는 대대적인 집회와 시위에 내몰려 타들어가는 육신(六身)의 고통을 참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4년 동안 온갖 수고와 노력에도 해결되지 못하고 환경피해는 주민의 몫이 되고만 안타까운 현실이 도출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직접적인 피해를 주장하던 주민들은 반대추진위원회와 시민연대를 믿고 있다가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실현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제 반대추진위원회도 시민연대도 필요하지 않다”면서 지난 6월 27일 새로 선임된 이달주 이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주민은 청양군수를 만나 “군·도비를 들여 보민환경을 매입한 뒤 이전시키고, 훼손된 부지는 굴착하면 석면 비산이 우려되니 양질의 토사로 복토, 복구해 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어 충남도 허승욱 정무부지사를 만나 강정리 주민의 애환을 전하고 그동안 강정리 문제 특별위원회와 소위원회 해산과 해체를 요청했다.

강정리 문제는 ‘더 이상 외압이나 여타한 조직의 음직임에 따르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특히 허 정무부지사는 2차례 직접 강정리를 찾아와 주민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올해가 가기 전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지난달 26일 강정리에 따른 특별위원회와 소위원회는 연장하지 않아 해체·해산됐고 그동안 산지 복구를 주장하던 시민연대도 별 다른 이유를 달지 않았다.

이제 강정리 문제는 주민들의 의지대로 해결갈 수 있도록 충남도와 청양군은 행정력을 총 동원해 환경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또 다른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와 청양군은 여타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행정력으로 강정리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4년여 동안 갈등과 반목으로 마음 고생한 주민들이 하나 돼 그들의 작은 소망인 ‘가을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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