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장애인 에스컬레이터 타고 오르다 전복 ··· 머리 다쳐 의식불명

대전의 지하철 역사에서 또다시 전동스쿠터를 탄 장애인이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대전도시철도공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7시 29분경 대전도시철도 신흥역에서 전동 스쿠터를 탄 70대 장애인 A 씨가 역사를 빠져나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다 전동 스쿠터가 전복됐다.

A 씨는 사고 후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에 의해 인근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전도된 전동스쿠터에 깔린 상태로 에스컬레이터에 끌려 올라가다 머리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가족 측은 도시철도공사 측의 역사내 부실한 안전 관리와 초동대처 미흡이 사고를 키웠다며 강력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신흥역에 안전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고, 역내 직원들도 실시간 폐쇄회로TV를 확인하지 않아 지나가던 시민이 신고하기 전까지 약 10분 동안 아무런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됐다고 A 씨의 가족들은 주장했다.

이와 함께 A 씨가 전동스쿠터를 몰고 엘리베이터가 아닌 사고 위험이 높은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A 씨의 가족 측은 “사고 당시 역내 CCTV를 살펴보면 전동스쿠터를 타고 이리저리 엘리베이터를 찾는 모습이 보인다”며 “엘리베이터를 찾아 헤매다 결국 못찾고 에스컬레이터를 탔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 측은 “사고 역내 10여개의 폐쇄회로TV가 있었으나 근무 직원들이 업무를 보다 미처 에스컬레이터 사고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며 “현재 보험이 들어있는 만큼 치료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며, 무엇보다 하루 빨리 쾌차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25일 밤 9시 45분경 대전도시철도 서대전네거리역에서 장애인 B (39) 씨가 전동휠체어를 탄 채 15m아래인 지하 2층 승강기 위로 떨어져 숨졌다.

당시 B 씨는 60대 여성이 먼저 탑승하고 있던 승강기가 지하로 내려가면서 미처 타지 못하자 자신의 전동휠체어로 3차례 승강기의 외부 문을 들이받았으며, 문짝이 벌어진 상태서 마지막으로 돌진할 때 추락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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