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언론의 단면 '나이트 크롤러'

영화 '나이트 크롤러'(감독 댄 길로이) 역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특종에 집착하는 언론의 추악한 단면을 다뤘다.

일자리를 찾던 '루이스 블룸'(제이크 질렌할)은 어느 날 밤 우연히 목격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방송사가 미처 촬영하지 못한 현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고가에 팔아넘기는 프리랜서 영상 촬영 기자, 일명 '나이트 크롤러'를 보게 된다.

직감적으로 돈이 될 것을 파악한 루이스는 즉시 캠코더와 경찰 무전기를 구입하고 "남들보다 일을 빨리 배우는" 영악한 머리로 경찰의 무전을 외우는 등 노하우를 익혀 간다.

유혈이 낭자한 차량 탈취 사건 현장에서 다른 '나이트 크롤러'보다 적나라한 장면을 포착한 그는 이를 토대로 지역 방송국 보도국장 '니나'(르네 루소)와 첫 거래를 트게 되고, 더욱더 자극적인 영상을 찾아 밤거리를 헤맨다.

자신이 촬영한 영상이 뉴스 메인을 장식하자 이에 도취한 루이스는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자 경쟁자 차량에 일부러 손을 대 사고가 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사건을 조작하는 지경에 이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작의 강도도 커진다.

루이스는 더 잔인하고 엽기적인 화면을 얻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청률에 얽매인 니나는 그런 루이스에게 더 선정적인 화면을 찍어오라고 압박한다.

잔혹한 사고 소식에 오히려 미소를 짓고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시신을 촬영하는 등 일말의 양심도 느끼지 않는 루이스로 분한 제이크 질렌할의 표정 연기는 뻔뻔하다 못해 소름이 끼친다.

맨홀 뚜껑, 철책선 등을 뜯어 팔던 좀도둑 루이스가 사업을 확장하고자 '릭'(리즈 아메드)을 이른바 '열정 페이'를 조건으로 고용해 인턴으로 부리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를 휩쓴 '갑의 횡포'와 다름 아니다.

영화는 '주목받지 못하는 진실보다 자극적인 거짓'을 원하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내며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반성할 거리를 던진다.

그동안 "팩트보다 임팩트"를 추구하지는 않았는지, 실체적인 진실보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에 더 끌리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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