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넘는 병풍같은 절벽 압권 잔잔한 물길·넓은 모래사장 자랑

중국 양자강 상류에는 천의절경 적벽강(赤壁江)이 있다.수많은 시인과 묵객이 적벽강의 아름다움을 노래했고, 그만큼 많은 전설이 뒤따른다.한국의 금강에도 양자강의 적벽강에 뒤지지 않을 절경을 뿜어내는 곳이 있어 이곳 역시 이름이 적벽강이라 붙여졌다.1000리를 흘러 바다로 접어드는 금강은 곳곳에서 충청의 멋스러운 산과 어울려 빼어난 절경을 만들어 낸다.상류에서는 협곡을 이루며 우거진 수풀과 더불어 멋을 뿜어내다가 중류에 이르러는 강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며 주변의 산세와 함께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중류로 접어드는 길목인 금산군 무렵에 이르면 금강의 절경은 더욱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금산군 부리면 방우리에 접어들어 빼어난 경치가 시작되고 수통리에 이르면 넓은 시야가 펼쳐지기 시작한다.넓은 모래밭이 펼쳐진 이곳은 기암을 이루는 절벽과 만나 한껏 멋을 토해낸다.이곳의 붉은 색을 띠며 병풍처럼 둘러 쳐진 절벽을 적벽이라 부르고 이 아래 흐르는 금강을 적벽강이라 부른다.적벽강은 적등강(赤登江), 금천(錦川), 금수(錦水)라고도 불린다.이밖에 가달이여울, 말골여울, 매바우여울, 엇여울, 쇠목여울, 바릿여울, 지렛여울, 줄바우여울, 쇠똥내기여울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적벽은 바위산이 붉은데서 유래된 지명으로 30m가 넘는 절벽에는 강물 아래로 굴이 뚫어져 있어 신비함을 더한다.봄에는 절벽에 갖가지 봄꽃이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 잎이 녹색의 향연을 펼친다.가을에는 붉은 단풍 빛이 강물에 비치어 환상의 경치를 만들어 내고 겨울에는 눈꽃이 강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발산한다.적벽강 일대는 사철 오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하지만 특히 여름이면 행락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적벽 아래 흐르는 금강이 호수처럼 잔잔하고, 이 일대에는 바닷가처럼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적벽강에는 어족자원도 풍성해 꺽지, 동사리, 대농갱이, 쉬리, 돌상어, 참중고기, 몰개, 감돌고기, 꾸구리 등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한다.이들 물고기들은 금산의 명물 어죽의 원료가 된다.특히 금산의 어죽은 지역특산물인 인삼을 첨가해 독특한 향과 맛을 내고,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어죽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은 적벽강에서 멀지 않은 천내강변에 많이 몰려 있다.어죽은 금강에서 잡히는 갖가지 물고기에 쌀, 국수, 수제비 등을 첨가해 조리한다.여러 가지 물고기를 오랫동안 익힌 후 채에 걸러 가시를 걸러내고 물고기의 살이 풀어진 국물에 각종 야채와 양념을 넣고 조리한 후 쌀이나 국수, 수제비를 넣으면 맛과 영양이 탁월한 어죽이 완성된다.적벽강 일대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너나없이 금산의 명물인 어죽 맛을 보고 간다.어죽과 더불어 피라미나 빙어류를 후라이팬에 둘러 기름에 튀긴 후 양념을 발라 조리하는 도리뱅뱅이도 금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즐겨 찾는 별미다.적벽강 일대의 모래밭은 최근 오토캠핑장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려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적벽강 일대는 한류 열풍을 전 세계에 퍼뜨린 유명 드라마 ‘대장금’이 촬영됐던 곳으로도 유명하다.적벽강이 시작되는 곳에는 소이진이라 불리는 나루가 있다.소이진은 금산을 거쳐 무주 쪽으로 드나들던 나루 중 가장 번성한 나루였다.지금은 이름만 남은 나루 위로 중부고속도로 대전-통영구간 고속도로의 교각이 지나간다.적벽강은 인근 곳곳에 분지를 만들어 낸다.부리분지와 제원분지를 휘돌아 금산분지가 있다.화강암류가 분포한 이 지역에는 분지형 침식지형이 만들어졌다.적벽강과 높고 낮은 산들을 중심으로 풍요로운 터전과 천혜의 절경, 청정한 환경을 이루어 낸다.고대로부터 적벽강 일대는 군사적 요충지로 부각돼 적벽강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을 따라 금성산성(錦城山城), 만악리산성(晩樂里山城), 팟재산성, 계원봉보루(溪圓峰堡壘), 조종산성(租宗山城), 백령성(栢嶺城 ) 등이 축조돼 있다.이렇듯 적벽강은 금강이 빚어내는 명소 가운데도 특히 자랑할 만한 경치를 가진 곳으로 지리적으로도 요새에 속한다.양자강의 적벽강과 금강의 적벽강이 자웅을 겨룬다면 어느 곳이 더 빼어난 경치를 인정받을 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적벽강은 금강이 빚어낸 명물로 충청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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