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룡 아이신나라 대표

 

최수룡 아이신나라 대표

나는 늘 짐을 지고 다니는 느낌으로 산다. 그것은 국가에 부채를 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년 전에 사업을 하면서 교육 현장에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습공작판을 개선하고자 대전테크노파크에서 고객 맞춤식 제품 개선을 위한 ‘제품디자인 개발 및 권리화’를 신청, 300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 또 다음 해에는 제품의 고객 반응 조사와 시제품 제작을 위한 ‘상품화 기획 컨설팅 과정’으로 100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간 창업으로 지원을 받은 것을 제대로 따지자면 창업맞춤형 사업 5000여만 원에 제품 개선을 위한 금액을 합쳐 9000여만 원이나 된다. 그 중에서 나에게 직접 지원을 해준 것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한 5000여만 원이고, 나머지는 대전테크노파크 지식재산지원센터에서 업자를 선정해 지원해준 사업이다.

서두부터 장황하게 이처럼 큰 액수의 금액을 말하는 것은 많은 지원을 받고도 시제품을 생산하지 못해 심적인 부담을 안고 살아 개운치 않기 때문이다. 이 지원금은 어디까지나 제품 제작을 제대로 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해외에 제품을 수출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내개 준 국민의 혈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3년여 동안 현장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더 나은 제품 개선을 위해 연구하면서 꾸준히 노력을 해왔다.

제품 개선을 위한 지원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업자들과 경쟁해 제품과 관련된 서류심사 및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해 1차 선정이 되면, 제품 관련 상담과 심사위원들 앞에서의 발표 후 최종 선정이 된다. 선정이 되면 지원액의 10~30%는 본인이 부담을 해야 한다. 또 제품 생산과 관련한 일체의 비용은 본인 몫이기 때문에 본인 부담액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져 판매가 잘 이뤄진다면 순풍에 돛단 듯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제품이 제작돼 성공하기가 어디 쉬운가.

제품이 출시되는 일련의 과정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 위해 기구 설계, 디자인, 금형 설계, 목업, 시제품 제작 등으로 이뤄진다. 제품만 만들어진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제품 홍보를 위한 제품 카탈로그 제작, 홍보영상 제작, 홈페이지 제작 및 운영, 제품 포장 디자인 및 박스 제작, 지식재산권 등록, 사업자 등록, 온라인 홍보, 사무실 임대, 각종 세무업무 등 사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제품도 많이 개선이 됐다. 이는 현장에 선생님들의 지도상 불편사항과 아이들의 활용상 불만사항을 수렴해 개선을 하게 된 것이다. 1차 제작 시에는 교실 현장에 학습활동 공작판이 없는 점을 감안, 학습판의 앞면은 찰흙공작판으로, 뒷면은 노작활동을 할 수 있는 학습판으로 했으며, 공작판의 가운데 부분은 필수 학습용구를 비치해 편리하게 활용을 하도록 했다. 또 책상 위 앞면에 공작판을 걸치면 장착이 돼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전하게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의 문제점으로 규격이 너무 커서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점과 활용도 면에서 교육적인 활용빈도가 낮다는 점도 고려했다. 그래서 앞면에 교실에서 활용도가 많은 화이트보드를 설치하고, 뒷면은 찰흙공작판으로 대체했으며, 내부에는 학습용구를 비치하고, 가운데 부분에 독서대 세움대를 장착해 높낮이를 조절하는 독서대 겸용 다용도 학습판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독서대에 학습용구를 비치한 실기 학습판’ 그야말로 기발한 제품이 아닌가?

위와 같은 제품으로 지식재산지원센터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했기에 제품 개선 지원금을 지원해준 것이다. 그야말로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서 교실 수업 개선을 위해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학습교구다. 아이들이 신나는 학습활동이 이뤄지길 바라는 필자의 간절한 소망이며, 재직 시에 아이들과의 행복했던 삶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한다. 교실 수업 개선을 위한 아이들이 신나는 ‘독서대 겸용 학습판’은 나의 꿈이며 삶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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