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대전과학기술대 광고홍보디자인과 교수/전 대전MBC 보도국장/뉴스앵커

 

30여 년의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대학에 온 지 어언 6년이 다가온다. 이제는 기사를 쓰고 리포트했던 시절을 ‘땡’쳤지만 후배님들의 발로 뛰며 작성한 기사는 새벽 5시 일어나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본다. 드디어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선고가 내려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무죄취지의 파기환송(破棄還送: 원심 법원으로 되돌려 보냄)할 것이냐? 파기자판(破棄自判: 스스로 판결)이냐? 만약 상고(上告)가 기각되면 권 시장은 곧바로 시청을 떠난다.

그러나 이미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공직선거법은 무죄로 선고되었고,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만 판결을 받기 때문에 낭보가 전해지기만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정치인 상당수가 개인적인 금전 수수 문제가 얽혀 공직선거법으로 낙마한 것과 달리, 권 시장의 경우 지난 2014년 지방선거 전 포럼 활동 시 회원들에게 회비 명목으로 자금을 걷어 정치활동에 사용한 혐의(검찰 발표)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포럼은, 명칭만 다를 뿐 전국의 정치지망생 상당수가 각종 모임을 구성,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어 자연스럽게 활동하고 있어, 오늘(14일) 대법 판결에 더 희망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법 판결을 앞두고 지역 언론에 대전시장을 흔드는, 그것도 다른 거대 야당도 아닌 같은 당 소속 시장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명의로 입장을 발표한 내용이 보도되었다. 예부터 ‘싸움 구경’, ‘불구경’이 재밌다고는 한다. 정치인들 특히, 같은 당 소속끼리 싸우면 보는 기쁨이(?) 배가 된다. 그런데 사실 엄밀히 말하면 권 시장과 민주당 시 지부가 싸우는 것은 아니다. 손바닥이 부딪쳐야 소리가 나듯, 대전시장이 조용(?)하니 싸움이 안 된다. 그냥 대전시장만 흔들어? ‘월평공원 특례사업’ 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이미 시의회가 투표로 결정했다. 한 표 차이로! 그런데 참 묘한 감정이 든다. ‘소신있는 의원들도 있구나!!’ 시의회는 22명의 전체 의원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15명으로 과반수가 넘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OK!. 당 의원이 개인의견을 내거나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똥이 엉뚱한 데로 다시 튀었다. 시의회 공론화 표결 열흘 전 ‘대전시공원위원회’ 결과 이후 대전시당(위원장 박범계) 명의로 입장을 발표했었다. 사실 말이 입장이지 “권 시장! 그러면 되겠어?”가 아닐까? 3만 원짜리 모조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 특히 시당위원장 명의의 입장발표 파문은 ‘입장 발표문’ 형식 그 이상이었다. 또, 재밌는 것은 서구와 유성구 일부 시의원이 열심히(?) 대전시장을 흔들었다는 점! 대전시당 위원장이 편하게 기자회견을 하거나 간담회를 하면 될텐데…. 시의원 공천권은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시당 위원장이 갖고 있다. 시의원이 되고픈 사람에게는 이들은 하늘이다. 한 후배기자는 “누가 시켜서 나섰다”고 하지만 기자시절 때 취재했던 해당 시의원은 소신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켜서 했으리라고는 아닐터!

“요즘 대전시장 얼굴이 안 됐다!” “선고가 코앞인데 같은 당끼리 너무 하지않나? 정치적 목적 있는 거 아냐?” 별 얘기가 다 들린다. 만약 대전시장 오늘 낙마되면 “일을 그렇게 하니까 내가 지적한 것이 맞지?” 하고 생색을 내기 위해? 언론보도는 태생부터 찬성보다는 반대 목소리를 더 기사화하기 마련이다. 가수 고 김광석 부인 관련 사건도 검찰에서 무혐의를 내리니 재밌다고 써 댔던 언론 상당수가 후속 기획기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 국회의원이 시장이냐?> < 선거 때 두고보자!>는 팻말도 등장했다. 시 당을 대신해 시의원이? 대전시장을 대신해 개발에 찬성하는 주민의 대리전? 모든 뉴스가 웃기면 재미있겠지만 ‘스트레이트’ 필체이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이 같은 당 소속 시장 흔들기는 ‘기획’ 기사로 장화홍련전(?) 리포트도 가능해 막장드라마 보는 것처럼 시청률은 최고일 것이다. 오늘 오전 대법원 결과를 보고는 또 어떤 재미있는 입장 발표가 나올까? 대법 판결을 앞둔 시장을 흔들어 “낙마하면 차기 대전시장은 당 지지도가 높으니 따 놓은 당상? “충청도 사람이 하는 말!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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