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돼가지만 충남의 아파트들은 새 주인을 못 찾고 있다. 역전세난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13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충남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09%다. 충남은 경북과 함께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가격 상승이 없던 지역으로 올해 누적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92%에 달한다. -0.91%를 기록한 경북보다 하락폭이 더 크다. 가장 큰 하락을 보인 곳은 세종(-8.29%)이지만 최근 들어 수 개월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가을 이사철로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가 상승 중이지만 충남의 전세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건 주택이 세입자를 못 구하는 역전세난 때문이다. 충남은 역전세 관련 지표들이 전국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준공후 미분양주택 물량은 1123세대로 전국의 11% 정도를 차지했고 입주경기를 나타내는 입주경기실사지수는 58.6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충남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건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수요 측면에서의 예측 때문이다. 충남의 아파트 전세가격전망지수 역시 95.6으로 기준치(100)를 밑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석 달 뒤 전세가를 전망한 수치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상승 전망이 많다는 뜻이고 100이하면 반대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아파트 전세거래도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지난 8월 1064건이던 전세거래는 9월 946건으로 줄었고 지난달엔 553건까지 감소했다.

충남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것도 역전세난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8월부터 지난달까지 5559세대가 시장에 나왔고 이달부터 내달까지는 6673세대가 이삿짐을 꾸린다. 끊임없이 물량이 나오니 굳이 전세를 고집하기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역전세난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내년 1월 입주 예정 물량이 4395세대나 된다. 여기에 내년 입주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근 추세(지난달 67.9, 이달 58.6)를 감안하면 내년 역시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충남의 미분양주택 물량과 끊임없이 쏟아지는 입주 물량으로 발생한 역전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매매가격 역시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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