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탑은 올 겨울시즌에도 어김없이 활활 타오를 수 있을까. 연말을 맞아 각종 구호복지단체들이 성금 모금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풀리지 않는 경기침체와 어금니 아빠 사건이 몰고 온 파장으로 기부 심리가 위축되는 등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 사랑의 온도탑 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려운 이웃과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사랑의 손길이 지역에서도 곧 시작된다. 법정모금기관인 대전·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간 ‘희망 2018 나눔캠페인’ 대장정에 나선다. 대전은 23일 오전 11시 시청 남문광장에서, 충남은 20일 오후 2시 충남도청 광장에서 캠페인 모금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줄 사랑의 온도탑 제막과 출범식이 열린다.

올해 대전·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목표 모금액을 전년 대비 각 2% 올린 59억 2300만 원과 167억 100만 원으로 잡았다. 모금회는 시와 구청 협조를 통한 모금 활성화, 개인과 기업 기부 유도, 홍보와 미담사례 발굴을 통한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차분한 가운데 모금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훈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은 “지난해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관심 덕분에 목표액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올해도 여건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가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하는 밑거름인 만큼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연말마다 찾아온 희망 캠페인은 갈수록 더 어려워진 경제 상황 속에서도 이웃을 챙기는 미덕이 조금도 식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며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됐다. 지난해만 해도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과 맞물려 장기화된 경기불황,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어수선한 시국속에 많은 이들이 목표액 미달을 걱정했지만 우려를 말끔히 씻고 대전 58억 700만 원, 충남 163억 7400만 원을 모금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한 채 움츠린 이웃에 대한 지역민의 따뜻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여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IMF때보다 경기가 어렵다는 걱정이 멈추지 않고 있고 어금니아빠 사건으로 기부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큰 근심거리다. 이희정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기부에 대한 우려가 많은 점을 잘 알고 있다. 모금회에서 모금한 금액들은 전액 해당 모금지역 이웃을 위해 쓰이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된다.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으로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큰 힘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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