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밤, 화려한 야경은 눈부시도록 멋지다.

홍콩의 관광 상품가운데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야경의 결정판이다. 음악 속에 형형색색의 레이저를 쏘며 장관을 연출한다.

매 순간마다 관광객들의 탄성. 이 빛 가운데 국내굴지 대기업들의 브랜드 광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LG와 삼성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자존심이 빛을 발한다.

미국의 뉴욕 맨해튼 중심가. 패션과 건축, 문화 등 현대인들이 동경하는 가장 화려한 도시다, 세계인들의 표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지다.

세계 기업들의 브랜드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이곳에서도 삼성 이미지 광고 전광판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 사회는 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국가 경제 발전과 경제·사회의 구조를 규정할 수 있을 만큼 대규모화 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위치가 커지고 그만큼 기업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도 커지고 있다.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이 중요하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말한다.

그러나 ‘기업윤리 실종’이라는 신종어가 등장할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태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울 뿐이다.

“기업윤리를 저버린 이윤추구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일침이 딱 들어맞는 현장이 있다.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의 축으로 행정수도를 품은 신도시다. 10년 전 인구 8만에서 27만을 넘어 국가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본지가 수회보도하고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주추지하차도는 하루 수천, 수만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길이 2.8㎞ ‘사오리터널’과 함께 5.3㎞ 구간이다. 세종시민의 동맥이 ‘공포의 구간’으로 불리는 오명을 낳고 있다

이 같은 구간 주추터널은 편도 3차선, 툭하면 보수공사를 벌이는 날이면 1∼2차선을 막아 교통체증으로 인한 혼잡 등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시공당시 시간에 쫒긴 긴급과 겨울공사 등 부실시공이 후유증을 앓고, 그 몫은 고스란히 세종시민들이 떠안고 있다.

본지취재 결과 하자보수공사까지 예산절감을 위해 공사를 가려 시공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시공사는 굴지의 삼성물산이다. 2000억을 들인 이 공사는 부실시공뿐 아니라 하자보수공사까지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 터널 주요부분인 ‘감지센서’부위 균열은 그대로 방치한 채 ‘표면강화제’로 처리했다는 것이 감독기관의 해명이다.

세종시는 올해 초 정기점검 시 터널 천정과 벽면 조인트 부분 등 곳곳의 균열과 관리사무소, 전기실, 풍도 등의 균열에 대해 지난 5월까지 하자보수 계획서 제출을 요구한바 있다.

시의 이 같은 하자보수 지시와 관련해 이행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 측이 ‘눈가림’보수공사를 한 원인 중 하나는 예산절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자보수공사 기간은 터널 균열 등의 경우 준공 후 2년인 2016년 말이다. 따라서 내년도에 보수공사를 할 경우 세종시가 시민의 혈세로 부담해야 된다.

‘기업윤리를 저버린 이윤추구‘를 위한 기업의 행태가 세종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시쳇말로 ’설거지‘를 해야 될 처지에 있다. 2014년 LH에서 세종시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이윤추구를 위해서라면 어떤 비난에도 꿈쩍 않는 삼성물산. 세종시가 어떻게 대응할지 눈여겨 볼만하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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