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75% 훨씬 밑돌아
적지않은 입주물량 대기 중
전세가율 회복은 더딜 듯

최근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전세가율은 50% 대에 머물고 있다. 올 상반기 늘어난 입주 물량 탓인데 내년 1월까지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전세가율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

2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50.1%로 전국 평균인 75%를 훨씬 밑도는 동시에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종은 도시 특성상 외지인이 많아 전세가율이 70%를 넘지 않지만 50%에 턱걸이 하는 수준은 이례적이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를 나타낸 것으로 세종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매매가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셈이다.

세종의 전세가율은 50%대에 머물고 있지만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 7월 둘째 주 이후 1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셋째 주와 넷째 주엔 0.25%, 0.33% 상승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가격지수가 큰 폭으로 오름에도 세종의 전세가율이 이처럼 낮은 건 올 초 전후 입주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엔 세종시 출범 이후 월별 최다 물량인 7000세대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시장에 나왔다. 이 때문에 5월 세종의 전세가격지수변동률이 -4.28%를 기록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 5월까지 누적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7.72%였다.

전세가율은 빠른 시간 내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적지 않은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전세가격지수의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지난달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38%로 전월인 지난 9월 0.44%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9월 1164세대의 입주물량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으로 전세가격지수는 입주물량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달 2524세대가 입주를 완료했고 내달 500세대가 넘는 물량도 새주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내년 1월에도 1188세대나 되는 아파트가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세가격지수의 상승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전세가율이 상승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이 종료돼 전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거래활성화를 통한 가격 상승도 기대하기 힘들다. 반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보합권을 보이거나 소폭이나마 상승하고 있어 전세가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가가 최근 들어 오르긴 했지만 연초에 떨어졌던 가격이 너무 크다.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며 “세종의 전세가율은 60%대에 머무는 게 특징이라 회복해도 다른 지역처럼 70~80%대까지 오르지 않겠지만 입주물량도 대기 중이어서 전세가는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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