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위기를 맞고 있다. 대전은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다. 세종시의 출현은 대전의 발전에 불편한 진실이 되고 있다. 대전시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세종으로의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급기야 세종시의 성장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세종의 사정 또한 겉과는 달리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역할보다는 온통 아파트 천국으로 베드타운만 형성되고 부동산 투기장으로 전락되고 있다. 계획된 교육, 문화, 의료, 산업 분야에 대한 청사진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이 밝지 않다. 결국 세종도 자족기능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이 주인인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할 계룡산 시대의 대표 주자인 대전과 이를 계승 발전해야 할 세종의 동반 상승을 위한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은 분명 위기임을 직시해야 한다. 대전의 침체 이유를 무작정 세종의 탓으로 바라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늪에서 빠져나와 성장의 길로 돌아서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현재의 상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문제점을 풀어 나가야 한다. 대전은 각종 주요 현안 사업들이 계획만 존재하며 진행과 결실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와 시민, 정부, 관계기관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함에도 어느 누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개인의 이익이나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서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하물며 아직도 대전이 위기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부류도 있다. 저소득층은 먹고 살기에 급급하고 고소득층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중산층은 눈치만 보고 있다. 현실에 충실한 것도 중요하지만 한 걸음만 물러서 시민의 일원으로 시의 주인으로서 시의 앞날을 바라 볼 수 있는 넓은 시야와 이해가 필요하다.

대전은 성장해야 한다. 성장과 분배의 조율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성장의 축이 무너지고 있으며 이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성장이 있어야 분배도 가능하다. 성장을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도 대전에 투자하지 않으려 한다. 한때 대전은 충청의 맏형으로 모든 권리와 이익을 독차지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 공기업의 유치, 연구 기관 등 많은 혜택을 받았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도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대전의 위기에 대해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는 불감증에 처했는지도 모른다. 시대가 바뀌었다. 정부와 정치인은 세종에 몰입하고 대전에 대한 생각이나 관심의 범위나 대상을 두지 않고 있다. 정부를 대신하는 투자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 또한 세종과 내포신도시에 투자함으로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여건이 맞지 않아 손을 놓고 있다. 대전시와 지자체는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투자할 엄두도 못하고 있으며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다. 시민 대다수가 서비스 산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투자 할 수 있는 산업 기반도 열악하다. 따라서 대전의 성장을 이끌어갈 투자는 외부로부터 끌어 오거나 내부의 투자를 유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것이 대전의 현실이며 문제점이다. 시민 모두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홍보요원이 돼야 하고 시민의 일꾼인 관계자 또한 적극적인 세일즈맨으로 안일한 관료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풍토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투자는 신중히 받아들이되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며 대안 없이 방해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대전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도시가 돼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국민이 주인인 상징적 도시의 역할도 해야 한다. 중앙집권적 권력에 편승하지 않고 모두가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으로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지방분권형 도시의 표본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과 집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와 역사를 만들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