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학생과 교육봉사자가 취업을 논하다

 

느린학습자 전문콘텐츠단체 피치마켓은 24일, 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청사에서 4개 공공기관과 함께 특수학급 청소년을 위한 ‘슬로우스쿨 북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총 130여명이 독서로 어우러진 이 날 행사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예금보험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사회공헌 직원들과 대학생등 70여명이 멘토로 참여 했다. 특수학급 학생들과 느린학습자에 맞추어 출판된 취업 책을 읽으며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직장생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느린학습자는 어려운 글이나 정보를 쉽게 습득하지 못한다. 특수학급 학생뿐만 아니라 지적·발달장애인등 글을 읽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느린학습자의 문해력과 생활연령을 고려한 쉬운 글로 제작된 취업도서 “피치의 분홍 공책”은 주인공 김피치가 구직활동과 직장생활에서 여러 어려움을 경험하며 하나씩 배워나가는 좌충우돌 취업 이야기이다. 실제 많은 느린학습자들이 구직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취업 이후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거나 성희롱 등의 문제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이 책은 느린학습자들이 직장생활에서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쉬운 글 이야기로 풀어내었다. 피치마켓에서 운영하는 ‘슬로우스쿨’ 웹사이트에는 “피치의 분홍 공책”과 함께 쉬운 글 근로계약서 등을 학습 자료로 제공한다.

학생들과 함께 참여한 금천고등학교 이수연 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너무 신나 보이고 존중받는 느낌이었다. 마치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끌어안아주고 인정해준 것 같아 감사했다.”라며 소감을 표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직원은 “장애인 정보격차해소 사업 담당자로서 느린 학습자가 직면하게 되는 정보격차문제를 이해하고 편견의 벽을 낮추는데 좋은 자리가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매년 국내 최대 발달장애인 북페스티벌을 개최하는 피치마켓은 느린학습자의 읽을거리와 정보 평등을 주도하는 비영리단체다. 느린학습자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하고,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에서는 특수학급-일반학급 학생이 1:1로 짝을 이뤄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독서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한 편 피치마켓은 서울시의 청년사회혁신프로젝트(Remake City, Seoul) 투자사업으로 “슬로우스쿨‘이라는 교육브랜드를 런칭했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회에서 느린학습자가 직면하게 되는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주홍철 기자 jhc@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