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는 민선 7기 자치시대의 문을 열 내년 6·13 지방선거를 6개월여(27일 기준 D-198) 앞두고,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실시된 민선 1~6기 지방선거를 톺아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 충청 지방정치사를 되짚어 보고, 민선 7기를 이끌어갈 주역을 가리게 될 지역민들의 올바른 선택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전 기사 - [특별기획] 민선 1~6기 地選 톺아보기 ①대전시장 선거]
 

(2)충남지사 선거

1995년 이후 치러진 여섯 차례의 민선 충남지사 선거는 크게 ‘심대평’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그만큼 심대평 지사의 아성이 견고했다는 얘기다. 또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농도(農道)’ 충남은 2010년 민선 5기를 기점으로 안희정이란 ‘진보 도백(道伯)’을 배출하면서 ‘야도(野道)’로 변모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안 지사가 일약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며 ‘친안(親安·친안희정)’의 텃밭이 된 충남 민심의 향배도 주목받고 있다.

민선 1기 충남지사 선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관선 대전시장(1981년 8월~1983년 12월, 1986년 3~10월) 및 충남지사(1988년 5월~1990년 12월) 등을 지낸 심대평이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나서 민주자유당 박중배(1994년 4~1995년 3월 관선 충남지사), 민주당 조중연(제10·11대 국회의원) 후보를 상대, 67.8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낙승을 거뒀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자당 박 후보는 19.18%, 제1야당 민주당 조 후보는 12.92%를 얻는데 그치며 JP(김종필)가 이끈 지역정당 자민련의 거센 바람에 힘없이 무너졌다.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는 심 지사는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한청수(1990년 12월~1992년 1월 관선 충남지사) 후보,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 박태권(제13대 국회의원, 1993년 12월~1994년 4월 관선 충남지사)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싱거운 승리로 3선을 이뤘다. 자민련 심대평 후보는 두 차례 선거에서 각각 84.63%, 66.9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15.36%(한청수), 33.03%(박태권)의 상대 후보를 여유롭게 제치고 가뿐히 3선 고지에 올랐다. 두 차례 선거에서 여당이었던 새정치국민회의(1998년), 새천년민주당(2002년)은 DJP(김대중+김종필) 연대와 충청 맹주인 JP의 영향력을 의식, 충남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3선 연임 제한에 묶인 심 지사는 민선 3기 임기를 3개월 앞둔 2006년 3월 공직에서 물러나 정치인으로 변신, 국민중심당을 창당해 같은 해 5월 실시된 제4회 지방선거에 행정부지사로 함께 일했던 이명수 후보(현 새누리당 국회의원)를 내세웠으나 충남지방경찰청장, 재선 국회의원 등을 역임한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에게 패했다. 이완구 후보는 46.31%, 이명수 후보는 25.54%,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오영교 후보(전 행정자치부 장관)는 21.74%, 민주노동당 이용길 후보는 6.39%를 득표했다.

이완구 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 2009년 12월 사퇴한 것은 ‘보수 충남’을 ‘진보 충남’으로 뒤바꾸는 역사의 변곡점이 됐다. 무주공산인 상태에서 치러진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선 보수정당 도백만을 선택했던 충남도민의 표심에 가히 ‘선거혁명’이라 할 만한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으로,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안보정국과 북풍(北風) 여파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친노(親盧·친노무현) 인사인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42.25%를 득표, 17·18대 국회의원인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39.94%)를 2.31%포인트 차로 꺾고 충남도정 사상 최초로 정통 야당의 도지사이자 전국 최연소(45세) 광역단체장 당선자로 기록됐다. 한나라당은 우리은행장을 지낸 박해춘 후보를 출마시켰으나 20%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17.79%)로 이완구 지사가 차지했던 안방을 고스란히 민주당에 내주는 꼴이 됐다.

안 지사는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선 과반 득표(52.21%)를 하며 3선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43.95%)를 8.26%포인트 차로 누르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 고지에 올랐다.

흥미로운 건 충남지사 선거 역시 대전시장과 마찬가지로 민선 1~6기 모두 야당에서 도지사를 배출했다는 점으로, 이 같은 징크스가 과연 깨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 6·13 지방선거 정국에 3선 도전보다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중앙무대 진출을 꾀하는 둣한 안 지사의 행보와 ‘수성이냐, 고토 회복이냐’를 놓고 한판 맞대결을 예고하는 여야 후보군(민주당 양승조 의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 아산시장, 한국당 정진석·이명수·김태흠 의원 등)의 움직임에 이목이 쏠린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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