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중국에서는 사망자 속출하고 있는 무서운 전염병
정부는 조류감염보다 인체감염에 더 신경 써야만 할 때다

AI 조류인플루엔자가 지난 6월 19일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3개월간 추가발생이 없어 10월 13일자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동물위생규약에 따라 축제분위기 속에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회복했다.

발표 후 1개월 만인 11월 13일 순천만 야생조류 분뇨에서 AI 고병원성이 확인되는 순간 국내 축산업계는 공포의 분위기로 휩싸였다.

이어 19일 전북 고창에서, 2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같은 종류의 H5N6형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청정국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 단순 매립 일관… 인수공동전염병 우려는 묻혀

H5N6형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2014~2016년 사이에 17명에서 확진결과를 받고 치료 중 58.8%인 10명이 숨진 무서운 인수공동전염병이다.

이 같이 무서운 인수공동전염병(人獸共同傳染病)인데도 국내서 AI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당시는 인수공동전염병 문제보다 전국에서 살아있는 닭과 오리를 생매장하는 아수라장 속에서 축산정책이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인수공동전염병’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 온 적 없이 ‘곧 불어 닥쳐 올 후속 폭풍’을 막기 위한 축산우선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이 때문에 방역정책국 소속 직원들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인체감염을 우려해서” 인플루엔자 발생지역 현장마다 제일 먼저 나타나서 ‘쉬쉬’하면서 손 씻기 계도를 하느라고 남모르게 진땀을 흘려왔다.

다행히도 국무회의에서 8월 1일자로 농식품부 내에서 ‘방역정책국’을 신설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편안’을 의결함으로써 ‘인간의 생명을 중시할 수 있는 체제’로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작가 정유정 씨는 인수공동전염병에 대한 글을 쓰면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잔인함 그 끝은 어디인가…”라는 내용으로 ‘28’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해 인수공동전염병의 무서움을 표출해 냈다.

“서울과 다리 하나 건너면 닫는 화양시- 그곳에서 개와 사람에게 동시에 전염되는 인수공동전염병이 발현된다. 최초 사망자와 그 병을 접하게 된 119대원, 병원 관계자들이 눈이 벌개 지다가 급사한다.

전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는 괴질병 앞에 통치권자는 화양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그 누구도 밖으로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이야기로 풀어 내 인수공동전염병의 진실을 다루었다.”

◆ 정부, AI와 함께 인체감염도 신경써야

정 작가는 “산채로 매장되는 소, 돼지, 닭 등의 울부짖음에 대한 기사를 보고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이 책 ‘28’을 집필했다고 말한다.

지난 8월 1일자로 국무회의에서 ‘농식품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편안’을 의결하면서 독립된 ‘방역정책국’이 이제는 침묵하지 않고 인수공동전염병의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지금껏 사람에게 감염된 사실이 없다고 돼 있다.

지난 2016년 12월 27일 성주군 성주읍 원룸에서 하루 12시간 동안 AI방역 업무를 해 오던 40대 미혼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전날인 26일 성주군대가면 농산물유통센터에서 밤 10시까지 AI 소독업무를 하고 귀하해서 밤사이 숨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구차가 군청 앞마당에 왔다가 나갈 때 동료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국과수 부검결과 ‘대동맥 박리’라고 돼 있는데 과연 그럴까(?) 아마도 당시에는 부검하면서 인수공동전염병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을 때라서 최초로 인수공동전염병의 희생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AI 조류인플루엔자는 계속해서 변형되고 있는데 H7N9은 지난 2013년 중국,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3개국에서 816명이나 감염 확진을 받고 치료 중 50%인 452명이나 숨졌다.

이제는 AI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수공동전염병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말고 진실을 알려 국내에서는 인명을 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다 함께 최선의 노력을 해야만 할 때인 것 같다.

천안=김완주 기자 pilla2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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