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 것은 미자하가 아니라 왕의 마음이다

 

▲총애를 받으면 떠나라

‘총애 속에서 원래 재앙이 싹트게 되나니 그러므로 뜻을 얻었다면 모름지기 빨리 머리를 돌려라.’ 하였다.(恩裡에 由來生害라 故로 快意時에 須早回頭하라.) ‘군주나 윗사람의 총애를 받으면 그 총애 속에 머물지 말고 떠나라.’ 하였다. 2가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군주나 윗사람의 총애를 받고 있으면 다름 사람의 시기나 질투, 미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면 그 화가 자신의 몸에 미치기 쉽다. 그러므로 뜻을 이루었다면 더 이상의 영화에 미련을 두지 말고 물러나는 것이 화를 피할 수 있는 방편인 것이다. 또 하나는 사람의 마음은 영원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군주나 윗사람의 총애가 영원하리라 믿는다면 그 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조석변하는 것이 인정(人情)이다. 그러므로 군주나 윗사람의 총애가 언제 미움으로 변할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고로 총애를 받고 있다면 언젠가는 미움으로 변할 것을 염려하여 그 곁을 떠나는 것이 화를 피할 수 있는 현명한 처사이다. 옛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다. 옛날에 ‘미자하’라는 미소년이 있었다. 미자하의 용모가 미소년이었을 때는 미자하가 왕의 수레를 몰래 타고 자기 어머니 병문안을 가고, 또한 먹던 봉숭아를 왕에게 주어도 왕은 오히려 ‘참 효성스럽구나.’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며 미자하의 불경스러운 행동을 오히려 칭송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용모가 추하게 변하자 왕은 지금 미자하의 불경스러운 태도뿐만아니라 과거의 불경스러운 죄까지 들춰내어 엄한 형벌을 주었다. 이 옛이야기를 한번 되짚어보기로 한다. 변한 것은 ‘미자하’가 아니라 왕의 마음이다. 왕이 미자하의 용모가 아름다웠을 때는 미자하의 불경스러운 태도도 사랑으로 여겼다. 그러나 미자하의 용모가 추하게 변하자 이번에는 왕의 마음이 미움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감정 중에서 가장 변하기 쉬운 감정은 사랑과 미움의 감정이라 하겠다. 사랑과 미움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지금 당장 총애를 받고 있다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미움이 올 뒷날을 염려하여 더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

▲ 나를 위해 양보하라.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양보하여 상대방을 먼저 지나가게 하라.(徑路窄處하여 留一步與人行하라) 하였다. 만일 외나무다리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는다면 마침내는 두 사람 모두 물에 빠지게 되어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 좁은 길에서 상대 차와 마주쳤을 때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자기 차는 그대로 버티고 있고 상대차가 양보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지체되고 감정싸움으로 번져 결국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양보는 상대를 위함이 아니라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함이 되는 것이다. 양보 없는 사회가 바로 우리 정치사회인 것 같다. 우리 정치사회에서의 양보는 곧 패배요 굴복으로 인식하여 양보 없는 여, 야의 팽팽한 기 싸움에 애매한 우리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음이다. 길에서 양보는 거리질서를 이루고, 이웃 간의 양보는 인정이 넘치는 사회를 꽃피우고, 정치인들의 양보는 국민화합의 토대가 됨이 아니겠는가.

▲ 십 분의 3 정도의 의협심을 지녀라.

‘벗을 사귐에는 적어도 십 분의 3 정도의 의협심을 지녀라.’(交友엔 須帶三分俠氣하라.) 하였다.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서 타산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내 전부를 친구를 위하여 희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3할 정도는 친구를 위해 베풀 수 있어야 한다. 유안진님은 그것을 그의 글에서 이렇게 표현하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라 하였다. ‘술이나 밥을 먹을 때의 형제 같은 친구는 천명이 있으나 위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는 한 사람도 없다.’ 하였다. 어쩌면 이것이 세상인심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자신의 능력전부를 어려운 친구나 이웃을 위해 도와줄 수는 없더라도 3할 정도는 베풀 수 있는 의협심은 지녀야 할 것이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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