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대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실시된 수학능력시험에서도 대전 지역 응시자가 전년 대비 2400여 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전의 인구감소현상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 대전의 인구는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상의 변화와 더불어 인근 세종시, 수도권 등 타·시도 전출 등 외부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힌 이 문제는 단순한 인구 증감의 문제가 아닌 지방소멸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대전의 인구감소 현상을 진단 및 분석하고 시의 인구감소 대책, 해외사례 및 전문가들의 제안까지 짚어본다. 편집자
 

[인구절벽현상, 대전 인구가 줄고 있다]
1. 인구 150만 붕괴 위기 '대전 엑소더스'…2014년 기점 내리막<12월 3일자 기사보기>
2. 그들은 왜 대전을 떠나는가?
3. 대전시 인구감소 극복을 위한 정책은?
4. 인구활력 촉진 및 도시 활성화를 위한 해외 사례
5. 전문가들의 제언
 

   
 

대전을 떠나 타 도시로 정착한 30~40대들은 주택과 교육, 일자리 등을 이주 사유로 꼽았다. 도시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생산 활동 가능 세대들이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면서 대전을 등지고 타 시·도로 떠나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서 태어나 학교와 직장을 다닌 주부 김 모(31·여) 씨는 2년 전 결혼과 동시에 세종으로 이사를 갔다. 넉넉지 않은 신혼자금으로 집을 알아보던 그는 당시 입주물량이 쏟아지던 세종시가 대전과 비교해 더 좋은 여건의 새 아파트를 전세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첫 아이를 낳고 받는 출산장려금도 대전과 타 시·도와 비교하면 큰 액수이기에 김 씨는 주저하지 않고 세종행 이주행렬에 동참했다.

대학교와 직장을 대전에서 다닌 직장인 윤 모(40) 씨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세종시로 이사를 간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형이다. 그의 자녀는 지금 세종시의 혁신학교에 다니고 있다. 틀에 박힌 공교육보다 새로운 교육모델을 선보인 혁신학교가 있는 세종시로 이주를 결심한 것이다. 윤 씨는 “경기도권의 혁신학교에서 명성을 날린 교사 한 분이 세종시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 교육차원에서 세종시로 이사를 왔다”며 “아이들의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 변형과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학교에 아이를 맡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영상학과를 졸업한 백 모(35) 씨는 대전을 떠나 서울에서 방송PD로 일하고 있다. 30여 년을 대전 토박이로 살아온 그는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 좀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공모전 수상 경험과 인턴 경험 등 소위 ‘스펙’을 갖춘 백 씨도 대전에서 취업이란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했다. 백 씨는 “지역에서는 방송PD로 지원할 자리도 없고 계속 일자리가 나지 않아 경력이라도 쌓을 생각에 무작정 서울로 갔다”며 “구직 당시 대전은 공무원, 자영업 아니면 일자리가 없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도 별반 나아진 건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30~40대의 탈 대전 현상은 교육·직업·주택 등 다양하게 얽혀 있으면서 전문가들은 종합적인 차원에서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임병호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전시의 인구감소는 하나의 요인이 아닌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이다”며 “인구증대방안으로 일차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고 더 나아가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