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고형연료 사용량 73%…충남 대기오염 유발 원인 의심도

충남도내 3개 화력발전소가 수도권에서 나오는 유기성 하수슬러지 전량을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역내 환경문제인 초미세먼지 발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하수슬러지는 해양투기 금지 이후 정부의 폐자원 에너지화정책에 따라 화력발전소에서 유기성 고형연료로 쓰고 있다.

5일 ㈔환경실천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기성 하수슬러지 고형연료 화력발전소 사용량은 20만 6225t으로 이중 73%인 15만 628t이 태안·당진·보령화력발전소에서 소비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8만 5507t,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 2만 8438t,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 3만 6683t을 각각 사용했다.

유기성 하수슬러지 공급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서울시 중랑물재생센터, 서울시 탄천물재생센터,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원주시 상하수도사업소, 하남시 상하수도사업소 등으로 수도권지역이 많다.

환실련은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유기성 하수슬러지는 진천시 상하수도사업소에서 공급하는 물량을 제외하고는 전량 수도권과 강원권에서 공급하고 있고 태안화력발전소의 유기성 하수슬러지도 공급물량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오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전국의 유기성 하수슬러지 발생량은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데도 수도권 인근에서 처리하지 않고 충남까지 운송해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폐기물은 지역권역을 넘어 처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자원재활용촉진법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할 경우 지역권역 이동에 규제가 없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지역 현안인 초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유기성 하수슬러지 과다사용이 원인으로 기여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마저 제기된다.

환실련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유기성 하수슬러지를 충청권으로 들여와 고형연료로 사용해 초미세먼지 농도와 대기오염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충청권역 주민들에게는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고형연료를 충청권 화력발전소로 운송하면서 화물차량 과다운행으로 2차 대기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는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방향으로 자원재활용정책이 수정돼야 자원순환정책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수도권 인근에서 고형연료화할 수 있는 발전소가 있음에도 충청지역까지 원거리 이동해 처리해야 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충청지역민들에게 해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