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회장직 마치고 평회원으로…임기 중 3개 문학상 제정 보람

“순리라는 건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죠.”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문단의 위상을 높이고 회원들에게 대전 문학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열심히 달렸지만 돌아보면 말 그대로 보람 반, 아쉬움 반이라고 그는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평회원으로 돌아가더라도 회원으로의 권리를 찾기보단 대전 문학 발전을 위한, 그리고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한 소임만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년 2월이면 지난 4년 영광의 마침표를 찍는 권득용 대전문인협회장을 6일 만났다.

이제 7일이면 사실상 문인협회장으로서 많은 이들 앞에 서는 마지막 행사일지도 모른다면서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올 한 해 대전문협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어쩌면 창작이라는 고통일지도, 어쩌면 그 자체에서 삶의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를 지역 문인들과 함께하는 대전문학축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지역문단의 가장 큰 축제기도 하죠. 고생하신 분들 격려도 하고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견도 듣는 시간입니다. 반가운 얼굴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되고 긴장 되네요.”

그도 그럴 게 이 날 행사에선 그동안 권 회장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 문학에 대한 관심, 애정을 가진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올리고자 마련한 문학상 시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권 회장이 발로 뛰며 기업의 협조를 마련한 문학상은 하이트진로문학상, 금강일보문학상과 올해 처음 시상하는 MG문학상까지 3개나 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이 기업의 입장에선 소모성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현실에서 이만큼 할 수 있는 것도 그는 감사하다고 했다.

“문학상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문단에서 작가들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는 일도 하지만 사기진작이나 자존심 높여주는 일도 무시할 수 없어요. 작가들 입장에선 자신의 창작이 문학적으로 평가받는 일이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 상이 주는 의미는 실로 대단하다고 봅니다.”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막상 4년의 세월을 생각하니 그도 시원섭섭한 모양이었다. 대전문인협회장 권득용이 아닌 문학인 권득용으로 돌아가는 소회를 묻자 그는 한참의 정적이 지난 후에야 어렵게 입을 열었다.

“올해 9월에 열었던 문학교류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전에선 처음 연 행사였거든요. 4년동안 회장에 있었지만 그 때만큼 대전 문인들의 자긍심이나 제 스스로의 보람이 가장 컸던 순간이 있나 싶어요. 문학상도 많아졌고 대전 문학이 널리 알려진 점을 봐도 ‘아, 우리 문단이 이만큼 성장했구나’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회장으로서의 소임이 끝나도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새로운 수장이 탄생하는 내년 2월이 와도 그는 늘 그랬듯 지역의 문학인으로서 문단 발전을 위해 험난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회원들 덕분에 대전문학의 위상이 높아진 것 같아서 4년을 마무리하며 그게 참 고맙고 미안하기도 해요. 회장이 아닌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부하자면 하나의 나무가 되기보다 숲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아무리 큰 나무라도 혼자 숲이 될 수 없으니 대전문협이라는 숲을 만드는 데 앞으로도 저나 우리 회원들 모두가 합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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