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전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용하는 캐리커처.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최근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호 전 국가대표 감독과 1944년생 동갑내기다. 지난달 14일 권선택 전 시장의 낙마 직후부터 차기 시장 후보로 다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염 전 시장의 행보가 만 73세인 김호 대표이사의 등장과 묘하게 ‘오버랩’이 되는 건 왜일까?

권 전 시장이 대법원 선고로 직위를 상실(11월 14일)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고, 민선 7기 지방선거(내년 6월 13일)를 180여 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염 전 대전시장이 ‘외부활동’을 전격 재개했다.

염 전 시장이 현실정치와는 무관함을 강조하면서 7일 서구 만년동 모처에서 사조직(?) 성격을 강하게 풍기는 ‘100분 포럼’ 창립식을 가진 것이다. 권 전 시장이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 전에 결성한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에 결국 발목을 잡혀 충경적인 낙마의 아픔을 겪은 직후 전임 시장이 또 다른 포럼을 만들어 지역사회의 이슈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염 전 시장은 이날 행사 전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00분 포럼’은 비정치·비보도·비노출을 원칙으로 한다. 사전에 창립 행사를 공지하지 않았고, 언론사들에게 보도를 의뢰하지도 않았다”라며 자신의 활동을 정치적 행보로 바라보는 시선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숨어서 할 필요는 없지만, 언론에서 너무나 색안경들을 끼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비보도·비노출인 만큼 포럼에 대해 자세한 건 묻지 말아 달라”며 “앞으로 지역에선 모시기 힘든 저명한 인사들을 초청해 1년에 네 차례 포럼을 열 계획으로, 그때는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해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하필 지금 시점이냐’라는 질문에는 “(2014년 6월) 시장직에서 퇴임한 후 계속 준비를 해왔고,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 공직선거가 없는 해에 포럼을 출범시키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염 전 시장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날 서구 만년동 모처에서 열린 100분 포럼 창립식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이 일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정치와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 왜 노출을 꺼리는지, 참가자들은 누구인지, 어떤 말이 오갔는지 등에 관심이 더욱 쏠리며 오히려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염 전 시장이 민선 5기 재임 당시 지역 기관·단체장 등 측근들이 대거 포럼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은 자유한국당 위즈덤위원회 의장을 맡다가 5·9장미대선 직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공동선대위원장으로 ‘표변(豹變)’했던 염 전 시장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애매모호한 태도를 이어가는 염 전 시장이 차기 시장 선거에 직접 선수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출마를 하지 않더라도 직·간접적으로 선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노욕(老慾)’으로 치부될 수 있는 염 전 시장의 속내를 파악하는 데 지역정가가 촉을 세우고 있다.

이날 행사 취재를 제지당한 한 언론인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선언한 뒤 자유롭게 활동하면 될 것을 눈 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비보도·비노출이라니,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선거전략인지 몰라도…, 장난하나”라고 꼬집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