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충남도공무원노동조합이 베스트 간부공무원을 선정해 발표했다. 워스트도 선정했지만 그들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발표하지는 않았다. 대전시 공무원노조는 시의원에 대해서도 베스트 3인을 선정 발표했다. 투표에 참여한 노조원은 6급 이하 비 간부 공무원들이고, 투표의 대상은 5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이다.

발표자의 명단을 확인해보니 베스트로 선정될만한 인격과 인품, 업무능력을 갖춘 이들이 맞다. 의원들도 진정성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며 공무원들에게도 신사적으로 대하는 이들이 맞다. 일단은 베스트로 선정된 모든 이들에게 진정어린 마음으로 축하를 보낸다. 후배들이, 또는 피감기관 구성원들이 직접 선정했으니 의미가 크다.

장유유서라는 문화가 뿌리 깊은 우리 사회는 대단히 수직적이다. 상하를 엄격하게 구분하기를 좋아한다. 특히 공직사회는 관료주의까지 더해져 직급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문화가 극심하다. 그러니 소통하고 경청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가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관료주의 문화가 뿌리 깊으면 상사의 업무지시에 저항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실무자가 소신 있게 일 하기 어렵다. 협의가 없이 일방적 지시만 유효하다면 누군들 능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겠는가. 상사와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무자들은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

수직적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대한민국의 관료조직에서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 베스트로 선정된 간부들은 실무자인 후배들과 언제나 협의하고 소통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어루만져 주는 성품의 소유자들이다.

아직도 일방통행 식 지시에 익숙해있고, 합리적이지 못한 일처리를 하는 간부공무원들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그들을 제재할 어떤 힘도 없다. 그들에게 평가받고, 업무 지시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무조건 엎드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들이 간부들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베스트와 워스트 선정이다.

의원들도 마찬가지이다. 행정감사를 하는 자리에서 버럭버럭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근거도 없는 생트집을 잡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개인감정을 가지고 업무와 연관시켜 담당 공무원의 애를 먹이는 일도 여전하다.

대통령도 길거리에서 국민들과 거리낌 없이 셀카를 찍고 자신의 식사를 스스로 배식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붙지 못한다면 영원히 낙오자로 살 수밖에 없다. 권위주의, 수직주의, 관료주의를 버리고 후배 직원들, 피감기관 직원들과 소통하는 그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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