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장애인인식개선 오늘·드림장애인인권센터 대표를 만나다

박재홍 장애인인식개선오늘·드림장애인인권센터장

“장애인의 권리 찾기를 위해 전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생각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변화를 도모하기엔 그 힘이 부족하다. 장애인 인권에 주목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곤 있지만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그는 몸이 열 개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애인 문화예술단체인 장애인인식개선 오늘과 장애인 제도 확립에 앞장서고 있는 드림장애인인권센터를 운영 중인 박재홍(50) 대표를 19일 만났다.

그 역시도 장애를 겪고 있는 한 사람이다. 태어나자마자 홍역을 앓고 치료 도중 잘못돼 소아마비 신세가 된 그는 그래서인지 장애인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가장 앞에서 열변을 토하는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는 그 말이 그에게 딱 들어맞는 이유다.

“쉬운 일이 어디있겠냐만은 저 같은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에겐 남들에게 쉬운 일도 어려워요. 그런데도 이 겨울에 왜 사서 고생이냐면 장애인이 갖고 있는 한계라는 걸 한번 깨보고 싶어서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고요.”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진 재주와 장애인의 힘을 모아 두 가지 일을 펼치고 있다. 문화예술에 참여하고 싶어도 시선에 지쳐서, 편견에 시달려서 용기를 내지 못했던 장애인들을 위해 창작집을 발간하고 있는 거다. 그 덕분에 지역의 많은 장애를 가진 이들이 현재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 발간과 함께 이걸 음악으로 만들기도 했어요. 작가들이 만든 시를 작곡해서 일반 예술인들과 무대에 서는 거죠. 장애인은 삶 자체가 문학작품이에요. 또 스스로에겐 몸의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박 대표는 한 가지에만 만족해하고 있을 위인은 아닌 듯 했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제도권을 향해 장애인 처우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몸이 열 개였으면 좋다는 그의 말이 새삼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엔 장애인 인권 사각지대가 수두룩해요. 그런데도 개선은 안 되고 있습니다. 제도 수립, 예산 등을 총괄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장애인들을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일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숱한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지만 지원은 많지 않다. 그 덕분에 그는 가정도, 재산도 없다. 그래서 그가 오로지 장애인 문제에 올인 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떠오른 이유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제 목표는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도제식 문화를 깨는 일이죠. 누군가는 제 스스로를 좀 챙겨야 되지 않느냐고 걱정도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결국 누군가는 자기 것을 내어 놓아야 세상 사람들에게 혜택 하나쯤은 생기지 않겠어요?”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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