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 거스르는 찬연한 빛
일출과 운해가 만든 벅찬 감동이
대청호반과 온세상에 드리운다

하루가 시작되는 이 눈부신 기적
어지러운 걱정 달래주는 순간의 위안
매일의 해는 매순간이 '새해'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보내며
그대 자신에게 반문해보자
올 한해 나는 어땠는가?

 

작가이자 사상가인 프랑스의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irth(B)와 Death(D) 사이의 Choice(C)다”라고 말했다. 우린 삶을 살면서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리고 그 선택은 항상 도전으로 이어진다. 즉 크든 작든 인생은 도전이 되는 것이다. 재고에 재고를 해 결국 선택, 그리고 도전을 하지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다.

결과를 모르는, 보이지도 않는 길을 걸어간다는 건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하다. 크나큰 보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깊은 후회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과거의 경험을 통해 이상적인 선택과 도전을 할 뿐이다. 그리고 도전 없이 뭔가를 이루는 건 힘들기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매사 열심히 사는 것이다.

#.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하늘은 일출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일출을 육안에 담기 위해 노력하지만 하늘은 무심하게도 찬란함을 선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도전으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이뤄낸다. 이를 통해 과거엔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을,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을 성공했다. 그리고 도전의 결과는 인류사에서 큰 획을 그었고 도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을 그들은 보고 느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당시 선구적인 지식을 축적했다.

도전을 굉장히 거창하게 포장했지만 우리 일상에서 쉽게 선택과 도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선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해, 사회에선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 크고 작은 도전의 연속이 이어진다. 힘겹게 마음먹고 도전을 하다가도 주저앉고 싶을 때가 오기도 한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생각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노력하며 주어진 일을 했는데도 실적이 부족하거나 인사평가가 좋지 않을 때가 그렇다. 그러나 주변의 성공한 이들은 모두 그 좌절을 딛고 일어나 다시 도전했다. 역전의 권투선수인 4전5기의 홍수환이, 그리고 결국은 패했지만 권토중래의 항우가 그러했다.

고봉산성 터

언제나 위기는 있었지만 이들은 도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힘들 수도 있다. 위기가 닥치면 좌절을 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범인(凡人)은 할 수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양부모 밑에서 풍족하진 않았지만 비교적 평탄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오히려 엉뚱하기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대학을 갔을 때 그의 부모는 막대한 학자금을 통해 그의 공부를 지원했다.

그러나 잡스는 자신이 공부에 재질도 없는데 수만 달러의 학비를 통해 습득하는 지식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풍족하지 않은데도, 그리고 친부모가 아닌데도 학비를 지원해주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릴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 그러나 그는 도전하기로 했다. 대학교를 그만두기로. 양부모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길 원했고 끊임없이 그를 설득했다. 만약 이러한 위기에서 자신의 도전을 그만뒀다면 지금의 애플은 없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집 창고에서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의 첫 제품이자 맥의 시초인 애플컴퓨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훗날 애플은 IT의 선구자란 별명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경우는 주변에도 찾아볼 수 있다. 자수성가한 기업의 대표들이 대표적이다. 수많은 위기를 헤쳐 나가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성공이란 달콤한 결실을 맛봤다.

즉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건 위인전에 나오는 위대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이 위대해지는 것이다. 홍수환은 결국 챔피언이 될 걸 알았을까? 항우는 훗날 서초패왕으로 군림할 줄 알았을까? 스티브 잡스는 미래에 애플이 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걸 예측했을까? 보이지도 않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 위기를 기회로 바꿨기 때문에 뛰어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위기가 막상 닥쳤을 때 이들도 그냥 주저 앉고 싶었을 거다. 그러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어둡다고 해서 도전을 망설이지마라. 결국 내일은 해가 뜬다.

#.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가?

성공적인 선택과 도전을 마치고 달콤한 과실을 맛보더라도 인생은 다른 선택과 도전을 요구한다. 그리고 과거, 즉 경험을 통해 선택의 기로에서 또 한 번의 선택을 통한 도전을 준비한다. 그리고 각오를 다진다. 두 번째 선택과 도전의 결과는 어쩌면 첫 번째 선택과 도전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축적된 과거, 경험의 힘이다. 혹시나 두 번째 선택과 도전의 결과가 첫 번째의 그것보다 나빴다 할지라도 이 역시 긍정적이 된다. 경험은 성공이든 실패든 하나의 자산이 되기 때문에 과거, 즉 경험은 과거의 일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언제나 미래지향적이다. 한 해의 마무리가 한창인 지금 역시 사람들은 각자의 각오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한다, 그런데 모두 새로운 행동을 하겠다는 식의 마음가짐만을 갖는다. 인간은 각오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삶을 꿈꾸고 건설적인 미래상을 그리는 것을 통해 행복을 찾기 때문이다. 결국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은 부정적인 미래상이 아닌 긍정적인 미래상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자신의 그렸던 계획과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쉽게 포기한다.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너무나 큰 장밋빛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선택과 도전이란 갈림길에서 자신의 경험, 즉 과거를 통해 최선의 선택과 도전을 할 준비를 갖추지 못한 채 그저 그런 결과로 이끌리고 마는 것이다. 그만큼 과거라는 것은 중요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과거가 모여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모여 미래를 만든다. 과거가 없다면 미래 역시 긍정적일 순 없다.

그리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고 했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자 항상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한없이 겸손해진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진리를 추구하고 노력한다. 바로 이때 사람은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소크라테스는 믿었다.

새해를 맞아 일출을 보기 전 행복해지기 위해선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새해의 일출이 아니라 내일 당장이라도 해를 바라보고 흐트러졌던 각오를 다시 다지며 자신에게 물어보자.

“올 한 해의 나는 어땠는가?”

평점 ★★★★☆
새해를 앞두고 대청호 인근의 고봉산을 찾았다. 높지 않은 산이어서 오르는 데 무리는 없다. 인근 가양비래공원이 있어 주차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세도 완만한 편이어서 등산이 아닌 산책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출발해도 좋다. 정상에선 동쪽을 향해 바라볼 때 탁 트여 있어 일출을 찍기에 최적의 장소라 할 만하다. 추동부터 대청호까지 이어지는 절경을 즐길 수 있다. 대청호를 바라보면 탁 트인 느낌을, 추동을 바라보면 시골마을의 한적한 분위기를 즐겨보자. 일출을 보며 한해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장소다. 다만 정상으로 향하는 고봉산성은 이정표가 눈에 띄지 않아 길을 헤맬 수 있다.

글=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사진=노승환·김현호 기자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