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 영감과 메시지 준다는건 큰 영광 언젠간 남들이 알아주는 일류 배우 될 것"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의 꿈과 미래를 위해 해야 해!”-연극 ‘아일랜드’ 정사사(존 역) 대사 중

연극 아일랜드는 예나 지금이나 시대를 통틀어 아우를 수 있는 ‘인류애’에 관한 연극이다. 두 주인공 정아더(33), 정사사(28)는 이 연극에 대해 “감사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탐을 내는 배역을 맡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배우로서 관객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다.

윈스톤 역을 연기한 정아더는 “우리가 아프리카나 저항시대에 살고 있지 않지만 이 시대 한국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며 “연극을 보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건 배우로서 큰 영광인데 이 연극이 바로 그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간 반의 러닝 타임 동안 단 2명의 배우가 무대를 채우는 2인극, 이 연극이 아더와 사사, 이들의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건 이들이 바로 눈빛만 마주쳐도 뭐든지 안다는, 피를 나눈 ‘형제’이기 때문이다.

형 아더의 첫 무대를 본 그날 밤, 가슴이 떨려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는 동생 사사는 형 덕분에 가슴에 품고 있던 배우의 꿈을 이뤘다. 이보다 앞서 형 아더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깨달음을 얻고 가슴에 품고 있던 꿈인 배우에 도전했다.

그는 “목표나 이런 것에 집착하면 삶을 즐기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무엇을 하든 일은 힘들 텐데 좋아하는 것, 재밌는 것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6년 차 배우가 된 정아더는 인생 자체가 여행이라는 신념으로 여행처럼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배우 생활을 채워왔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의 사명감과 책임감도 함께 채우고 있다.

그는 “책 한 권, 노래 한 소절, 그림 한 점이 관객에게 영감을 주고 메시지를 준다는 생각을 하니 처음과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예술은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배우로서 자긍심을 밝혔다.

한 해 4~5작품씩 무대에 오를 정도로 다작 배우였던 이들에게 올해는 ‘다시 도전’하는 해다. 그동안 경험을 위해 다작을 해왔다면 올해부턴 작품 수를 줄이고 각각 영화나 뮤지컬 등 다른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사사는 “그동안 영화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꿨는데 올해는 대전예당 자체 제작 연극이나 뮤지컬 오디션을 보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형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해는 독립영화나 영화 관련 학과의 졸업 작품에 출연해 직접 영화계를 느껴보고 판단을 해보고 싶다”며 “많은 오디션을 보고 문화재단 차세대아티스타 등에도 도전해서 청년연극인들이 할 수 있는 실험적인 공연,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배우로서 걸어온 길은 비슷했지만 이 형제의 꿈의 지향점은 조금 다르다. 형 아더는 “많은 배우들이 ‘스타’를 꿈꾸기 때문에 이상만 바라보며 현실을 힘들게 사는데 현실이 힘들면 결국 포기하게 된다. 무대에 감사하는 현재에 만족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삼류지만 사명감을 갖고 계속 나간다면 언젠간 남들이 인정하는 일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동생 사사는 “언젠가는 서울로 가서 깨져도 보고 힘들어도 보고 하면서 경험치를 쌓아 유명해지고 싶다. 더 큰 파급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글·사진=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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