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쯤…" 생각은 절대 금물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이 수백년간에 걸쳐 이뤄낸 산업화와 민주화를 불과 수십년만에 달성했거나 근접했다.
자부심을 가질 만한 놀라운 기적이지만 안타깝게도 시민 의식은 아직 선진화 됐다고 보기 어렵다. 시민 의식 개선은 경제발전 등과는 다른 질감을 갖기 때문이다. 보다 긴 시간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더구나 국가 주도로도, 특정 리더십으로도 숙성을 단축시킬 수 없다. 이에 본보는 2018년 새해 벽두 성숙한 시민의식 조성하기 위한 방안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단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상. 기초질서 지키자(교통 질서)
중. 도시청결 하게 만들기
하. 함께 만드는 대전시
 

#1. 최영훈(42) 씨는 매일 저녁 둔산동 학원가에서 중학교 1학년 딸을 기다린다. 기다림의 시간이 퍽 불쾌하게 다가오곤 한다. 도로 위가 “나 하나 쯤이야”하는 이기적인 생각에 무법천지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2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정용(34) 씨는 출퇴근 시간이 하루일과 중 가장 괴로운 시간이라고 말한다. 끼어들려는 차량들과 먼저가려는 차들 간의 치열한 차선 경쟁으로 인해 도로 위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늘기 때문이다. 한 씨는 “서로 양보하면 빨리갈 수 있지만 한 사람이 얌체운전을 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한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한밭대로만 오면 아침부터 자동차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누구나 지키고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이를 기초질서라고 한다. 기초질서 중 특히 교통질서는 중요하다. 한 사람이 교통질서를 안 지키면 숱한 사람이 불편을 겪고 결국 긴장과 갈등이 일어나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나비효과로 이어지는 탓이다. 질서는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한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질서를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과 같아진다. 이러한 예의는 운전 중에도 필요하고 대중교통을 이용 할 때에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가 흔히 질서를 지키면 나만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질서가 안 지켜지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교통 기초질서에는 불법주정차 금지, 교통신호 지키기, 무단횡단 안 하기 등 아주 지키기 쉽고 생활과 밀접한 관계의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이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보다 지키지 않은 시민들이 더 많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각있는 시민들은 교통질서를 비롯한 시민의식 개선을 위해서는 범 시민 운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 씨는 “항상 너무 혼잡하다. 나부터도 지키지 않으면서 이런 말하기가 부끄럽지만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나부터라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강제적인 방법이 수반돼야 할 것 같다”고 멋쩍게 말했다.

직장인 이영훈(39) 씨는 “교통질서를 잘 안 지키는 것이 사실이다. 왠지 나 혼자만 손해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혹은 지자체에서 범시민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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