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포항지진, 제천 목욕탕 화재참사 등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절망하게 하는 사건 사고도 있었고, 지난해 6월 치러진 장미대선에서는 국민이 승리하는 나라가 되겠다며 출발한 새 정부로 인해 희망을 가져보게도 했던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제 시간열차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았든, 감사와 뿌듯함이 남았든 2017년의 종착역을 지나갔습니다. 그리고는 방금 희망과 기대를 가득 싣고 2018년이라는 역을 이제 막 출발했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일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웃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고, 절망하게도 하고, 감동하게도 하고, 희망을 갖게 할지 기대를 하면서 2018년이라는 시간 열차에 몸을 실어봅니다.

우리는 지난해 사람다움의 세상을 여는 벧엘이 되자며 한걸음으로 달려왔습니다. 아니 벧엘의집 20년의 전 역사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첫 인간의 모습을 회복하는 길,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길,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마음을 모아 달려온 길이었기에 사람다움의 세상을 여는 길은 벧엘의집이 창립된 이래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유독 지난 해 사람다움의 세상을 여는 벧엘이 되자고 했던 것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선교, 새로운 교회, 새로운 사회를 향해 목사로서 길을 가고자 시작했던 벧엘사역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목사로서 제대로 된 대답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 이 물음은 새로운 교회의 대안을 찾고자,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호기(豪氣)롭게 출발은 했지만 어느 순간 타성에 젖어 벧엘 안에 갇혀 포기해 버린 초심을 찾으려는 물음이기도 하다. 나는 종종 지인이나 친구들로부터 노숙인들을 돕는 사역에 전념하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사회문제나 교회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이웃을 돕는 사역에 전념하라는 것이다. 돌아보면 그 말에 순종을 참 잘 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교회개혁이나 사회정의에 대해서는 한 발을 담그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겁하게 온 몸을 던져 살아내지 못했다. 이제 나약함과 비겁함에서 벗어나 교회를 교회답게, 정의로운 사회라는 새로운 명제 앞에서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할 것 같다.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자 관심의 대상인 세상을 향해 순례의 길을 출발해야겠다. 하나님이 직접 활동하시는 곳이 바로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욱 우는 사람과 함께 울어주고, 억울한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비를 맞는 사람의 옆자리에서 함께 비를 맞고, 사람을 돈벌이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자본을 향해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소중한 존재라는 진리를 힘 있게 말해야겠다. 하나님의 정의와 생명을 선포하자. 하나님의 공의를 말하자. 루터가 면죄부를 파는 교회를 향해 목숨을 걸고 그것은 하나님의 진리가 아니라고 선언한 것처럼 오늘 한국교회를 향해 바알을 숭배하는 자리에서 벗어나라고 용기 있게 말하자. 이것이 목사인 내가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길이요, 하나님이 세상에서 맘껏 활동하시도록 하는 길이다. 또한 19년 전, 교회를 교회답게, 하나님의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향해 출발했던 그 자리로 돌아가는 길이요, 오늘 내가 가야하는 종교개혁의 길이 아닐까?…”(NCCK 사회선교정책협의회 발제문 중에서)

이런 물음과 고백이 2017년을 사람다움의 세상을 여는 벧엘이 되고자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고백은 지난해로 끝난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할 목표이자 벧엘이 존재하는 한 계속 가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올해 벧엘의집은 사람다움의 세상을 여는 구체적인 행동양식으로 세운 것이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어주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우리사회에서 우는 사람인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억울한 사람, 게으르다, 무책임하다는 등의 낙인이 찍힌 노숙인 등 우리사회에서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며 공감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더 가까이 그들 곁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아픔에 더 많이 공감하자는 것입니다. 샬롬. (다음에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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