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 연구팀 기존 대비 2배 이상 해상도 높이는 기술 개발

▲ 곰팡이에 감염된 토끼 눈의 각막을 CLASS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 IBS 제공

생체조직 내부의 모습을 보다 더 정확하게 영상화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질병 진단 시점도 획기적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인체 암세포의 약 80%는 피부나 장기 외피의 1㎜ 이상 깊이에 생긴다. 게다가 세포핵 변화로 발생한 암세포의 크기는 초기 수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에 불과해 기존 의료 영상기법으로는 식별이 어렵다. 개별 세포를 관찰할 정도의 영상기술이 있다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광학현미경의 다중산란 및 이미지 왜곡 현상을 보정하는 단일산란파폐루프축적(CLASS)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 대비 두 배 높은 해상도를 구현한다. 물체의 이미지를 빛으로 만들어낼 때 기술적·구조적 문제로 상(이미지)이 일그러지는 현상(상의 뒤틀림 수차)이 나타나는데 연구팀은 이 뒤틀림 수차를 보정해 왜곡이 심한 이미지까지 고해상도로 출력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인접한 두 물체를 별개의 것으로 구별할 수 있는 최소의 거리, 즉 분해능을 키워 더 세밀한 관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거다.

연구팀은 POSTECH 김기현 교수 연구팀·서울아산병원 김명준 교수 연구팀과 함께 CLASS 기술의 성능을 입증했다. 토끼 각막 속 약 0.5㎜ 깊이에 존재하는 곰팡이균의 필라멘트 구조를 0.6㎛ 분해능으로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CLASS 기술은 별도의 표지가 필요 없어 인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반도체 부품 및 재료의 3차원 미세 구조를 관측하는 현미경)이나 이광자 현미경(3차원 현미경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촬영 깊이를 가져 생체조직 내 세포 관찰에 유용한 현미경) 등 현재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이미징 기술에도 접목할 수 있고 내시경에도 탑재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최 부연구단장은 “이미지 왜곡으로 영상화가 힘들었던 뇌 조직이나 안구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로 광학 현미경을 질병 조기 진단에 이용하기 위해 극복해야할 생체조직에 의한 이미지 왜곡 문제를 해결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F 12.124)에 게재(지난해 12월 18일 자)됐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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