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덕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학의 초기 모델은 사회와 분리돼 지식을 축적하는 기관의 기능을 담당했었다. 그래서 옥스퍼드(Oxford)나 캠브리지(Cambridge)와 같은 대학들에서 교수와 학생들은 대학 내에 거주하며 대중과 구분된 삶을 살았다. 19세기에 들어와 대학은 순수 학문의 추구 외에도 산업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생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그리고 그 역할은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더욱 증가됐다. 정부와 산업계는 대학에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대량생산 시스템에 부합하듯 대학도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보편적 관심사만큼이나 대학교육의 변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들도 많다. 대학 졸업생들을 채용하는 기업들은 졸업생들이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적절하게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대학을 졸업했지만 회사에 채용하기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많은 대학들이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양성한다고 하지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부족한 것 같다. 국가와 지역의 경제와 산업이 핵심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학은 기업의 필요에 부응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본고를 통해 기업들이 왜 대학 졸업자들에 대해 일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느끼는지 그 이유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기업인들은 고용하는 인력이 입사하는 즉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조직구조와 업무의 역동성을 빨리 배우고, 높은 수준의 지식을 적용해 조직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세련된 의사소통 기술을 갖춰 조직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시각을 이해하고 관계를 형성해 조직목적 달성에 기여하기를 원하며, 대학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 기술을 배워 조직의 가치를 더 높이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덧붙여 신입사원들은 전통적인 조직의 관행에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도입하기 위해 도전하고 학습하기를 바라며, 조직의 일부가 돼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원하기도 한다.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대학의 교육도 기업의 수요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면 존재하기 어렵다. 최소한 과거와 같이 사회와 분리되어 살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대학은 과연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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