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송혜교 '태양의 후예' 30억 투자 수출입은행...관객수 천만 '신과함께' 조력자

연말·연초 극장가에서 흥행몰이 중인 영화 '신과 함께'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데에 수출입은행이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 '신과 함께'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크레디트에 영화업계에 낯선 이름이 등장한다. '제작지원 수출입은행'.

기업은행[024110]이 이미 영화업계의 '큰손'을 자리 잡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수출입 금융을 지원하는 수은이 영화 제작 지원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실제 이번 '신과 함께'가 수은의 첫 지원 영화이다.

수은은 2015년부터 문화콘텐츠 전담팀을 꾸려 콘텐츠 산업의 수출을 지원해오고 있다. 지원 대상은 주로 방송과 게임이었다.

한류스타 커플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제작에 30억원을 대출해준 것이 대표 사례다.

수은은 당시 영화·방송업계에 발이 넓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신과 함께'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연이 닿았고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수차례 협의 끝에 2016년 11월 제작자금 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은 관계자는 "영화의 작품성과 원동연 대표, 김용화 감독의 제작능력, 수출 가능성과 파급 효과 등을 검토한 끝에 지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수은은 아울러 이번에 제작사가 직접 투자로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제작사에 제작비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086980], 롯데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투자·배급사가 제작비를 조달하고 제작사는 영화 제작만을 전담한다.

'신과 함께'는 개봉 16일째인 이달 4일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흥행 가도를 달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미 해외 103개국에 선판매됐다. 아시아 영화 시장의 반응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대만에서 지난해 12월 22일 개봉한 이래 2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베트남, 태국에서도 최근 개봉해 박스오피스 2∼3위를 지키고 있다.

수은은 '신과 함께' 이후 지난해 4월 영화 '강철비', 그해 12월에는 애니메이션 '빨간구두와 일곱난쟁이'의 제작을 지원했다.

영화 '강철비'가 지원 당시 개봉 일정과 달리 '신과 함께'와 경쟁작으로 맞붙게 돼 수은은 두 영화의 흥행 성적을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강철비'도 관객 400만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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