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민 둔산지구대 순경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다. 1인 방송은 누구나 스타가 되고 미디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를 넘어 국민적 필수품이 된 지금은 언제나 1인 방송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청소년들의 희망직업군중 상위에 1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가 당당히 랭크되었다는 점이 반증한다.

1인 미디어 발달로 인해 알게 된 사실은 요새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기회를 얻지 못해 숨어있던 말을 잘하고 재주가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개인방송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말을 잘하고 재미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가장 잘 들어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가장 잘 들어주는 사람은 유재석이 아닐까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사람 중 한명인 유재석의 미담이나 일화는 인터넷, SNS를 통해서 수없이 소개된다. 유재석은 재치가 있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인의 말을 잘 듣고 공감을 잘한다. 그로인해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경찰도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의 치안 3.0의 시대를 표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재석 같은 경찰관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국민들이 경찰관에게 바라는 점은 법률적 지식을 조리 있게 말해주는 것이나 법률 적용을 통한 가해자의 처벌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이 경찰에게 바라는 점은 민원인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여 민원인이 편안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경찰에 호감을 느끼고 신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층간소음 문제로 수차례 신고를 하신 한 여성분이 계셨다. 처음 신고 출동 때에는 소음측정에 대한 법률적 절차와 관리사무소를 통한 중재방안,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전화번호 등을 알려드렸다. 흔히 말하는 매뉴얼에 입각한 적법절차에 따른 ‘뒤탈’ 없는 민원응대였다. 하지만 경찰관에게 돌아온 건 이미 모든 절차를 다 시도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는 민원인의 거친 항의였다.

생각건대 민원인이 바라는 건 층간소음의 법률적 해결보다는 경찰관이 자신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었다. 화가 난 민원인을 어르고 달래고 이야기를 약 1시간이 넘는 시간 경청을 하였더니 민원인께서는 “너무 답답했는데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돌이켜보면 이 신고자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누군가의 '공감과 위로'였던 것이다. 그렇게 당장의 분노를 참지 못해 경찰관에게 화풀이하긴 했지만, 경찰관의 위로에 마음이 풀리고 평정심을 되찾은 신고자는 오히려 경찰관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이렇듯 치안 3.0의 본질이 국민 개개인에 행복 맞춤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또한 경찰관 개개인은 유재석 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대할 때 치안 3.0의 목표는 자연스레 달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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